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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코노미TV] 상업용 부동산 침체는 이제 시작…기다릴수록 싸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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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영 기자
안녕하세요. 오늘은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 센터장님 모시고 말씀 나눠 보겠습니다. 현재 시장 상황을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김학균 센터장
제 생각에는 세상이 더 좋아질 것 같지가 않은 것이, 자본주의에서 불황이 주는 미덕은 냉혹하지만 구조조정입니다. 가장 비효율적인 경제 주체가 퇴출이 되면 효율적인 경제 주체들이 나와서 경제가 잘 돌아가게 되는 것이죠. 구조조정으로 어려웠던 대표적인 사례가 일본입니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의 전형적인 특징은 부도율이 낮았던 거예요. 잃어버린 20년 동안 일본 경제가 좋았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잖아요. 저금리 상황에서 부실한 기업이 계속 살아남으면서 공급 쪽에서 뭔가 자원이 들어가도 증식이 되는 게 아니라 자원을 빨아먹는 좀비들이 생기는 것이거든요.

많은 나라가 구조조정을 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 같아요. 물론 두렵죠. 고통을 당하는 건데.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후 관료들이나 중앙은행가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은 '큰 것을 날리면 큰일 난다'입니다. 사실 자본주의에서 잘못한 사람은 벌을 받는 게 맞는데, 리먼은 벌을 받았거든요. 리먼 파산 이후에 자본주의의 도가 섰나요? 오히려 지나고 났더니 리먼에 구제금융을 줘서 살리는 게 낫지, 리먼을 망가뜨리면 돈이 더 많이 들어가는 거고요. 기본적으로 '대마'가 죽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정부도 모든 기업을 안고 가려고 하는 게 글로벌하게 나타난 이 같은 심리의 반영이라고 생각을 하고요.

두 번째, 구조조정이 잘 안되는 이유는 지금 문제가 되는 산업들이 기본적으로는 고용을 많이 하는 산업들이거든요. 그런 비즈니스를 날려버렸을 때 그 사람들이 어디로 갈 거냐 하면 적어도 우리나라 국책은행들이 소위 어려운 기업을 지원하는 기준은 고용률 위주라고 생각을 합니다. 시장에서 볼 때는 "저 돈이 저렇게 들어가서 살아나겠어?"라고 의심하는데 사안을 보는 관점이 다른 거죠. 예를 들어서 5000억원을 지원해서 고용률을 유지할 수 있다면 국책은행가들이 그런 의사결정을 내릴 수도 있는 것이거든요. 장기적인 효율과는 거리가 먼 의사결정들이 내려지고 있고.

마지막으로는 글로벌하게 세계화가 후퇴하면서 나라들 간 사이가 안 좋거든요. 지금 전 세계적으로 공급과잉이 있는 비즈니스는 비슷한데 내가 우리 기업을 날리면 다른 나라 기업이 수혜를 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과거 우리나라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갔을 때 전 세계 해운주 주가가 다 올랐어요. 해운업이 공급과잉인데 세계 7대 선사가 없어지니까 주가가 오른 것이거든요. 이런 점에서 보면 지금은 공정하게 시장에서 경쟁한다는 논리가 미·중 무역분쟁을 계기로 완전히 후퇴했거든요. 그래서 어느 나라도 구조조정을 하기는 힘들고 또다시 좀비들이, 비효율적 경제 주체들이 살아남는 세상이 되지 않을까 하는 게 하나의 걱정이고.



그럼 이 위기가 지나갔을 때 누가 쓰러질 것이냐? 저는 자영업자들이 쓰러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어느 나라나 경제를 움직이는데 서비스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굉장히 커졌습니다.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에서 서비스업이 61%를 차지하거든요. 서비스업은 제조업에 비해 불특정 다수의 영세사업자들이 기본적으로 꾸려나가는 비즈니스이거든요. (정부가) 지금 이렇게 경기가 어려워지면 서비스업을 지원한다고 하는데 지원을 하기도 힘듭니다. 자영업자가 어려운데 어떻게 지원을 해줘야할지도 모르는 거잖아요. 이 사람들은 영세하기 때문에 내 손실을 입증할 방법이 없는데 대기업은 손실을 입증하기도 용이하니까 돈이 쉽게 그쪽으로 가는 것이거든요.

코로나 이후에는 비효율적인 대마들은 은근슬쩍 다 살아남을 겁니다. 서비스업체들, 이들이 자영업자이고 동네 사장님·중산층인데, 이런 사람들은 흐물흐물 가라앉는 세상이 제가 생각하는 코로나 이후의 세상이고요. 그때의 경제와 주식시장이 좋기는 힘들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장경영 기자
코로나 사태 때문에 세계 경제 전망에 대해서 여러가지 말이 나오고 있는데, 세계 경제 앞으로 어떻게 되겠습니까.

▷김학균 센터장
오른쪽 올라가는 게 왼쪽에 못 미치는 'V자' 반등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리가 경험해보지 못한 위기인데 여러가지 전망에 가정이 들어가는 것인데요. 코로나로 인한 조업 중단이나 이런 것들이 1년 내내 지속된다고 하면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가 주장한 것과 같은 경우가 나타날 수도 있겠죠. 그런데 2분기 이내에 종결이 된다면 그다음에 좀 빠르게, 지금 생산시설이 파괴가 된 것도 아니고 사람들이 움직이지 못하면서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상화가 된다고만 하면 빠른 반등이 나올 것 같습니다.

다만 반등이 나오더라도 강도가 떨어지기 전까지는 못 갈 것이다라고 보는 게, 코로나로 인해서 치명상을 입은 사람들은 사실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었거든요. 위기 때 문제가 생기는 건 평상시에도 위기였던 경제도 제대로 어려워지는 건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동안을 보면 자산 가격은 많이 올랐는데 실물적으로는 그걸 잘 못 쫓아갔고요.

특히 지금의 기술 진보, 소위 4차 산업혁명이라는 게 새로운 수요를 만드는 측면보다는 기존의 플레이어들을 효율이라는 것으로 빼앗아가는 형태들이 됐던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아마존이 들어가면 그 산업 생태계는 황폐화됩니다. 아마존이 아주 공룡이 되고 있는데 미국의 유명한 백화점들이 다 어려움을 겪고 있고 종로에 가보면 대로변에 공실들이 있거든요. 크게 보면 아마존류의 비즈니스가 잠식을 하는 것이라서 미국에서는 '아마존 공포지수'라는 것이 만들어졌을 정도입니다. 아마존으로 인해서 잠식되는 주식들로 지수를 만든 것이거든요. 쿠팡이라든가 마켓컬리 같은 것도 우리가 안 쓰던 것을 쓰는 게 아니라 마트 가던 사람들이 그걸 쓰는 것이거든요. 온라인 유통업의 성장 이면에는 롯데그룹이 마트를 대거 줄인다, 이런 것들이고요. 타다도 마찬가지죠. 논란이 많았지만, 택시 타던 사람들이 타다를 타는 겁니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것이 어떻게 보면 기존의 플레이어를 잠식하는 측면이 굉장히 강한 것 같고, 기존의 어떤 소매업이라든가, 유통업이라든가 굉장히 상황이 나빴는데 이번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더 나빠질 것 같고요. 그런 부류의 서비스업을 하는 사람들은 조직화된 큰 시장 참여자가 아니고 곳곳에 흩어져 있는 영세사업자들이거든요. 이런 사람들은 지원을 해주기도 굉장히 힘들고요. 제 생각에는 사회의 어떤 경제 활동의 주류인 서비스업을 하는 사람들이 이번에 많이 어려움을 겪고 치명상을 받아서 형태는 V자형 반등이고, 주가 같은 경우는 그것보다는 빠르게 돌아설 수가 있을 텐데 본질적인 경기의 흐름은 직전에 떨어진 부분들을 회복하기는 힘들 것 같고요. 벤 버냉키 전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말하는 식의 V자형 반등이고 일시적 반등 이후는 '나이키형'의 완만한 정도의 경기 흐름이 아닐까 싶습니다.



▶장경영 기자
말씀해 주신 내용과 연결해서 생각하면 사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이 있는 것은 코로나 사태 이후의 한국 경제, 글로벌 경제가 어떤 모습을 보일 것이냐거든요.

▷김학균 센터장
제 생각에는 세상이 효율적으로 거품이 조금 빠질 것 같아요. 코로나 이전 수준의 성장을 가기가 모두 어려워지니 거품이 빠지는데, 이게 100% 좋다는 생각은 안 드는 게 저희 같은 증권회사 리서치 부문에도 애널리스트 기업들 방문을 하고 고객들과 대면 미팅을 하는데 이번에 코로나로 인해 대면 미팅이 어려워져 콘퍼런스콜로 하니까요. 그런데 되더라고요. 충분히 소통하고. 과거에 우리가 기업을 방문하고 할 때보다 그런 식의 접촉이 늘어날 텐데 과거에 그런 활동을 하면서 먹고사는 사람들이 존재했던 것이거든요. 택시도 타고 같이 만나서 밥도 먹고. 효율화가 된다고 하면 기존에도 어려웠던 경제 주체들, 이런 사람들은 더 어려워진다고 봐요.

어떻게 보면 비효율이라고 하는 것도 누군가는 그 비효율로 먹고사는 사람들도 있었던 건데, 효율화를 주도하는 기업들의 주가는 오를 수 있겠지만 경제 전체적으로는 그렇게 100% 효율로만 가는 게, 구성의 오류라고 할까요. 합리적 의사 결정을 하는데 전체적으로 보면 그렇게 좋지 못한 흐름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좀 걱정을 하고요. 양극화의 세상이 될 것 같은데 기업이라든가 효율적인 기업들, 경제 주체들은 득을 보는데 그런 경제 주체들이 다수가 될 것 같지는 않아요. 소수가 된다고 하면 그들이 공격을 받지 않을까요? 규제라든가 모든 정책은 약자의 편으로 더 갈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장경영 기자
부동산 쪽 몇 가지 말씀 여쭤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실은 코로나가 몰고 온 변화 중에서도 재택근무하는 분들이 굉장히 많이 늘어나지 않았습니까. 기업 입장에서는 그분들이 원래 출근을 해서 오피스에서 근무를 하셔야 되는데 근무공간이 없어도 충분히 재택근무나 다른 방식으로 운영이 가능하다는 것을 강제적으로 경험하고 있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 보니 사무실 공간을 줄이려는 게 나타날 수 있고 상업용 부동산에도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학균 센터장
상업용 부동산은 공급도 많고요, 사무실 같은 경우도 영향을 받을 것 같고. 심지어는 이런 일도 있습니다. 지금은 조금 오래된 건물인데요. 굉장히 돈이 많은 대주주가 운영하는 증권회사가 있습니다. 20년 전만 해도 여의도에서 굉장히 좋은 건물이었는데요. 지금 그 회사 로비에 가면 탁구대가 있습니다. 임대가 그 회사 몇 층만 쓰고 전부 공실이거든요. 소위 'B급' 부동산을 중심으로 그런 현상이 일어날 것 같아요. 또 상업용 부동산의 한 축이 상가인데요. 이번에 큰 피해를 입는 것 같아요. 임대료도 못 내다보니 상업용 부동산의 수익이 잘 안 나오니까요. 전체적으로 보면 한국 경제가 가지고 있는 여러가지 문제점 중에서 상업용 부동산의 문제는 조금 심각할 것 같아요.

주가가 많이 떨어진다는데 이것도 심각하죠. 주식이 많이 떨어진다고 해서 사회 문제가 되지는 않아요. 주주들이 손해를 보면 되는 겁니다. 투자한 사람들이요. 부동산은 많이 떨어지게 되면 시스템적인 문제가 될 수 있는 게 주식은 기본적으로 자기 돈을 갖고 하는 거고, 부동산은 레버리지를 일으켜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한국 경제는 상업용 부동산에서 파생이 될 어떤 리스크들이 당장 나쁘다고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향후 2~3년 놓고 보면 굉장히 시스템적으로 고민이 될 수 있는 약한 영역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주거용 부동산은 다 전문가이시고 저는 잘 모르겠지만 경제를 보는 입장에서는 정부의 조세가 뭔가 부동산에 따른 기회비용이 커지는 것 같아요. 소득이 늘어나기는 힘든 상황이라면 현금흐름이 안 생기는데 부동산에 진입을 해야 될 비용이 커진다면 이런 환경도 부동산에 우호적인 환경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고요.

이번에 미국 기술주들이 조정을 받는 것을 보니까 한없이 오를 수 있는 자산은 없는 것 같아요. 그것은 만고불변의 진리에 가깝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장경영 기자
거꾸로 놓고 생각을 해보면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위기를 맞아서 조정을 받으면 대기하고 있던 매수자로서는 기회가 될 수도 있죠. 상업용 부동산이나 주거용 부동산이나요.

▷김학균 센터장
돈 가진 사람 입장에서는 얼마나 좋은 가격에 살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 같고요. 돈 가진 사람 입장에서는 자산 시장의 조정은 늘 기회인데요. 시장이란 게 늘 사이클이 있고 약세장으로 가다가 어느 정도 기간 조정을 받는데 지금의 이런 자산들이 대부분 이제 막 꺾이기 시작하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바닥이란 건 아무도 모르죠. 그렇지만 아주 단기로 바닥을 치고 올라간다고 하면 좋은 경우이겠지만 일반적인 경험으로 본다면 그렇지는 않은 것 같아요. 좋은 가격이라 해도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조금 시간을 늘려놓고 보면 지금 보는 가격이 더 좋은 가격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저는 봅니다.

▶장경영 기자
지금까지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님 모시고 말씀 나눴습니다. 감사합니다.

▷김학균 센터장
감사합니다.

기획 집코노미TV 총괄 조성근 건설부동산부장
진행 장경영 기자 촬영 김윤화PD 편집 지서영 PD
제작 한국경제신문·한경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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