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이 중반전에 들어가면서 여야 간 ‘말(言) 전쟁’이 가열되고 있다. 연일 ‘국난 극복론’을 강조해 온 더불어민주당은 7일 말실수를 연발하는 미래통합당을 ‘막말 정당’으로 몰아세웠다. 이날 전국 각지에서 동시다발로 유세전을 편 통합당은 ‘정권 무능론’과 ‘조국 대 반(反)조국’ 프레임(틀)을 부각하는 데 주력했다.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은 이날 당 현안 점검 회의에서 김대호 통합당 후보(서울 관악갑·사진)의 전날 ‘30·40대 비하’ 발언 등을 거론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뿐 아니라 통합당의 ‘막말 바이러스’도 국민을 지치게 하고 있다. 개인적인 사과로 그칠 게 아니라 김 후보를 사퇴시키거나 징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합당은 8일 오전 8시 윤리위원회를 열어 이날 ‘노인 비하’ 논란까지 일으킨 김 후보 제명을 확정할 방침이다. 선거법상 공직 후보가 제명당해 당적을 이탈하면 후보 등록 자체가 무효가 된다.
윤 사무총장은 김종인 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돈키호테에 비유하며 “‘황교안 애마’에 올라탄 김 위원장은 ‘박형준(통합당 공동선대위원장) 시종’을 데리고 대통령 탄핵이란 가상의 풍차를 향해 뛰어들고 있다”고 했다. 이를 두고 통합당에선 “민주당은 막말을 비판할 자격이 없다. 막말도 ‘내로남불’이냐”는 반발이 나왔다.
민주당은 통합당이 이번 총선을 ‘조국 전쟁’으로 몰고 가려는 데 대해서도 “철 지난 프레임”이라고 깎아내렸다.
통합당은 ‘정부 실정론’을 내세우며 중도층 공략에 집중했다. 이날 서울·경기·강원 지역을 훑은 김 위원장은 가는 곳마다 “한국 경제가 ‘지옥문’ 앞에 선 상황이지만, 현 정부는 위기를 극복할 능력이 전혀 없다”며 통합당 지지를 호소했다. 김 위원장은 “코로나19 사태 책임자인 보건복지부 장관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고, 경제 상황이 심각한데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얼굴이 안 보인다”며 “대통령 모습에서도 긴장감이 보이지 않는데, 자연에 맡기자는 건가”라고 지적했다.
황교안 통합당 대표는 “정부의 ‘세금 주도 성장’ 탓에 소상공인이 망가지고 있다”며 “그런데도 여당은 ‘조국 살리기’에만 관심을 쏟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헌형/성상훈 기자 hhh@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