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 지역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빠른 속도로 번지고 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사진)은 봉쇄 기간에 정부 지침을 따르지 않고 위협적인 행동을 하는 국민에 대한 사살 명령까지 내렸다.
2일 필리핀 언론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전날 밤 대국민 담화를 통해 군경과 바랑가이(필리핀 기초단체)에 “충돌이 발생하고 생명을 위협하면 사살하라”고 명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질서 유지가 중요한 만큼 정부 지침을 따라 달라”며 의료진에 위해를 가하는 행위를 단속하라고 지시했다.
사살 명령은 봉쇄된 수도 메트로마닐라 중 인구가 가장 많은 케손시의 빈민지역 주민들이 경찰의 해산 명령을 어기고 구호품 제공을 요구하는 시위를 하다 체포된 뒤 나왔다. 주민들은 “봉쇄로 일자리를 잃었는데 식료품을 받지 못해 가족들이 굶주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필리핀에서는 최근 확진자가 하루 최다 538명 발생하는 등 코로나19가 급속히 퍼지고 있다. 이에 따라 당국은 봉쇄 기간 연장과 대상 지역 확대를 검토 중이다.
싱가포르는 코로나19 확진자가 1000명으로 늘었다. 전날 발생한 신규 확진자 74명 중 10명이 한 양로원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포르의 양로원에서 집단 감염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도네시아는 첫 감염자 발표 후 한 달 만에 확진자가 1677명, 사망자는 157명으로 늘었다. 전체 34개 주 가운데 32개 주에서 확진자가 나왔다. 수도인 자카르타가 확진자 808명, 사망자 85명으로 가장 많다. 확진자 수 대비 사망자 비율을 나타내는 치명률은 10.27%로 이탈리아의 치명률 11.75%에 근접했다. 자카르타가 지난달 비상사태를 선포한 후 일자리를 잃은 근로자 수만 명이 고향으로 돌아가면서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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