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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 공채 나서지만…'코로나發 채용절벽'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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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이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올해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 채용 원서를 받는다. 이미 공채를 시작한 롯데그룹과 포스코그룹은 입사지원서 접수 기간을 이달 31일까지 연장했다. 현대오일뱅크도 다음달 5일까지 대졸 공개 채용에 나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주요 기업들의 공채가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삼성 LG CJ 등도 다음달 중 채용에 나설 계획이다. 하지만 채용 규모는 예년보다 크게 줄어 구직자들에게는 ‘최악의 취업시즌’이 될 전망이다. KT는 올해부터 공채를 폐지키로 했고, 잇단 운항 중단에 항공사들도 신규 채용을 멈췄다. 이찬 서울대 경력개발센터장은 “올 상반기는 ‘채용절벽’이 예상되지만 지레 겁먹지 말고 잘 준비한다면 굳게 닫힌 취업문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 반도체 역대급 채용”

지난 20일 한 온라인 취업 커뮤니티에는 ‘삼성전자 반도체 메모리사업부 역대급 채용’이란 글이 올라왔다. 삼성전자 직원이라고 밝힌 글쓴이는 “올 상반기는 작년 한 해 채용한 인원보다 더 많은 인원을 뽑을 예정이다. 예비 신입사원들의 많은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글을 남겼다. 하루 앞선 19일 삼성전자는 삼성커리어스닷컴에 ‘DS(디바이스 솔루션)부문 경력직 채용’ 공고를 올렸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 51개 직무에서 경력자 수백 명을 뽑을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이달 중순께 “대졸 신입공채를 잠정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채용 시기를 늦췄을 뿐 공채는 그대로 하겠다는 의미다.

수시채용을 진행 중인 현대자동차는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21개 직무에서 경력직 채용을 하고 있다. 기아자동차는 교육기획·운영 등 6개 직무에서 경력직 채용원서를 이달 29일까지 받고 있다. SK그룹은 SK이노베이션 등 6개사가 채용에 나선다. 롯데·포스코그룹은 이달 31일까지 지원서를 받는다. CJ그룹도 아직 채용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다음달 채용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중견 대기업의 채용도 잇따르고 있다. LS그룹의 에너지 기업인 E1은 4월 5일까지 입사지원서를 받는다.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 라인도 30일까지 소프트웨어(SW)분야 신입 직원을 공채 중이다. 지원자는 모두 온라인 코딩테스트에 응시해야 하며, 코딩테스트 결과를 토대로 서류전형이 진행된다. 면접은 모두 화상으로 할 예정이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도 100명 규모의 신입사원을 채용한다. BGF리테일 지원자는 6월 초 5일간 현장실습평가가 있다는 것을 알아둬야 한다.

KT “정기 공채 폐지”

주요 기업들이 공채에 나서곤 있지만 ‘채용의 양상’이 달라지고 있다. 대규모 공채를 폐지하거나 인턴 채용으로 전환하고 있기 때문이다. KT는 30일 구현모 사장 체제를 공식 출범시키면서 신입 채용 제도를 개편한다. 가장 큰 틀은 매년 두 차례 해 오던 정기 공채를 폐지하는 것이다. 대신 부서별 소규모 수시 채용이나 6주 인턴십을 통해 신규 채용을 이어가기로 했다. KT 관계자는 “신입 공채를 폐지하는 것이기 때문에 블라인드 전형인 ‘스타오디션’, 지난해 처음 도입한 ‘4차산업 아카데미’ 프로그램은 올해도 그대로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불황에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쳐 채용을 포기하는 기업도 다수다. LG디스플레이는 올 상반기 대졸 공채를 하지 않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조직 슬림화 일환으로 액정표시장치(LCD) 사업 인력을 대거 축소한 데다 코로나19 여파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 중심으로 우수인재 발굴은 계속할 방침이다. 이공계 재학생과 석·박사를 대상으로 하는 채용연계형 프로그램인 ‘엘지니어스(LGenius)’ 채용은 하반기 할 것으로 전망된다.

운항 중단에 무급휴직과 급여가 연체된 항공사들은 채용이 올스톱됐다. 다만 신규 저비용항공사(LCC)인 에어프레미아만 객실 승무원 150명 채용 공고를 냈을 뿐이다. 매년 이맘때마다 항공사 채용 규모를 발표해 왔던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위중한 상황이어서 채용 규모 조사는 엄두도 못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 채용공고도 자취를 감췄다. 지난해 상반기 공채를 진행한 신한, 기업, 우리은행은 채용 계획을 잡지 못하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채용 계획을 확정하지 못했다”며 “코로나 확산세가 멈추면 채용을 재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조심스레 전망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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