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기회로 바꾼 씨젠은 이제 대한민국의 자부심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서울 방이동 씨젠에서 열린 진단시약업체 간담회에서 “어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진단키트 등 방역물품을 긴급히 지원해달라는 요청을 해왔다”며 씨젠을 포함한 국내 진단시약 기업들을 치켜세웠다. 청와대는 전날 오후 10시부터 23분간 이어진 한·미 정상 간 통화 후 트럼프 대통령의 의료장비 지원 요청이 있었다고 발표하면서도 구체적인 품목은 밝히지 않았다.
국내 업체들의 진단 역량이 글로벌 공조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구체적인 품목을 공개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국뿐 아니라 프랑스 스페인 스웨덴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대규모로 발병한 주요국 정상들의 통화 요청이 이어지는 것도 조기 진단능력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세계적으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우리의 코로나19 방역은 진단시약 생산업체들의 활약에서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신속한 진단시약 개발로 감염병 대응의 첫 단추를 끼워줬기에 신규 확진자가 크게 줄고 완치되는 분들이 더 빠르게 늘면서 방역에 뚜렷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씨젠을 비롯해 코젠바이오텍, 솔젠트, SD바이오센서, 바이오세움 등 긴급사용승인으로 진단시약 허가를 받은 5개 업체 대표들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진단시약 생산업체들의 활약이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국민께 보여드리고 국제사회에도 희망을 드리기 위해 씨젠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얼마 전 미국 CNN방송이 씨젠을 방문해 어떻게 3주 만에 진단키트를 만들었는지 집중 보도하는 등 해외 유수 언론이 우리의 빠른 진단기술과 신속 승인, 방역 대응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했다.
이날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시의회 등은 씨젠으로부터 125만달러(약 15억3800만원)어치의 코로나19 진단키트 2만 개를 구매하겠다고 발표했다. 솔젠트도 관계사인 EDGC를 통해 미국 뉴욕, 네바다, 캘리포니아 등 주정부와 100만 명 분량의 코로나19 진단시약 구매의향서(LOI)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마스크 수급과 관련해선 “지금 매주 1인당 2장씩 공급하고 있는 공적 마스크를 조만간 3~4장으로 늘려갈 수 있을 것이라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보고가 있었다”며 “학생들의 개학 시기도 다가오고 있기 때문에 최대한 공급 물량을 늘리는 것을 앞당겨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