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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화 조달시장에도 '코로나 불똥'…기업들 해외채권발행 잇단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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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05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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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불똥이 국내 기업들의 외화 자금조달 시장으로 튀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와 한국광물자원공사, 대한항공 등 대기업들이 투자자 모집에 차질을 우려해 줄줄이 조달 일정을 미루고 있다.

    우량기업까지 발행 연기

    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국석유공사는 다음달로 계획했던 5억달러 규모 해외 채권 발행을 하반기로 연기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경기 불확실성이 급격히 커진 상황에서 유리한 조건으로 투자 수요를 확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기업이 해외 채권 발행을 연기한 것은 지난달 대한항공과 광물자원공사를 포함해 올해 들어 세 번째다. 석유공사는 이번 발행자금으로 갚으려 했던 외화 채무를 일단 보유 현금으로 갚기로 했다.

    우량한 신용을 갖춘 석유공사마저 일정을 미루면서 외화 조달 시장을 둘러싼 불안 심리도 커지고 있다. 석유공사 신용등급은 한국 정부와 같은 ‘AA’로 평가받고 있다. 10개 투자적격등급 중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 채권 발행기업들은 홍콩과 싱가포르 등지를 방문해 투자를 권유하는 ‘로드쇼’ 자체가 어려워졌다”며 “고객사들에 상황이 좋아지기를 기다리는 게 낫겠다고 조언하고 있다”고 전했다.

    글로벌 투자자들의 아시아 회사채 기피 현상은 유통금리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아시아 투자적격 회사채와 미국 국채 간 금리격차는 코로나19 확산 본격화 전인 지난 1월 20일 1.16%포인트에서 지난 5일 1.45%포인트로 벌어졌다. 신용등급 ‘BB+’ 이하인 투자부적격 회사채와의 격차는 같은 기간 4.37%포인트에서 5.73%포인트로 커졌다.

    아시아 지역의 급격한 경기 악화 우려가 회사채 투자자들의 불안을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 5일 “코로나19 충격으로 올해 아태 지역의 경제적 손실이 250조원에 달할 것”이라며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6%에서 1.1%로 낮췄다.

    사태 장기화 우려 커

    외화 조달 환경의 악화는 다음달부터 본격적으로 기업들의 외화 유동성을 압박할 수 있다. 사업보고서 제출과 정기주주총회를 마무리한 기업들이 다음달부터 대거 자금 조달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서다. 국내 기업이 2분기 중 갚아야 할 해외 채권 규모는 93억1000만달러(약 11조원)에 달한다. 이 중 절반이 넘는 56억7000만달러(약 6조7000억원)어치가 다음달 만기를 맞는다. 이 밖에도 동양생명(영구채 3억달러)과 미래에셋대우(5억~6억달러) 등 다수 기업이 운영자금 마련을 목적으로 현재 해외 채권 발행을 준비 중이다. 한 외국계 증권사 임원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 어쩔 수 없이 발행을 포기하는 기업이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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