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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기술표준 선도해야 AI산업 강국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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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20’을 다녀왔다. ‘인공지능을 우리의 일상으로(AI in everyday life)’라는 슬로건에 맞게 전자, 자동차를 비롯한 광범위한 분야의 인공지능(AI) 기술이 선보였다. 작년 CES의 키워드도 AI였다. 하지만 당시는 다분히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데 그쳤다. 올해는 AI가 몰고 올 미래 사회의 변혁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는 기술과 제품이 넘쳐났다.

오늘날 AI는 이종(異種) 산업 간 융·복합을 촉진하고, 새로운 경제 질서의 탄생도 예고하고 있다. 기술적 한계로 여겨졌던 대용량 데이터 처리 능력과 컴퓨팅 속도 문제가 해결되고 인공신경망 기반의 딥 러닝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전 세계는 너나없이 AI 기술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우리도 예외가 아니다. 2007년 ‘아이폰의 충격’으로 시작된 ‘한국형 운영체제(OS)’ 개발이나 2010년의 ‘아바타 열풍’을 떠올리게 할 정도다.

지난해 미 연방정부는 AI와 관련한 보고서를 조용히 내놨다. ‘미국의 AI 리더십’이란 제목의 이 보고서엔 AI 표준의 중요성과 함께 미국이 왜 AI 표준을 주도해야 하는지, 그 이유와 전략 등이 담겨 있다. AI 기술을 활용한 의사결정의 공정성과 투명성, 신뢰성을 확보하고 위험 요소와 안전성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일은 공적 영역임을 분명히 했다.

AI 기술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정부와 민간이 각자 영역에서 최선을 다해야 함은 자명하다. 다만 모든 이해당사자가 한 줄에 매달려 한 곳만 향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정부는 기업이 창조적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AI 관련 규제 혁파와 연구개발(R&D) 환경 조성에 힘써야 한다.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 비(非)차별성, 건전성 등 윤리적 이슈와 함께 위험 관리에 대한 표준 및 지침을 선도하기 위한 작업반도 잘 운영해야 한다. 초기 단계인 AI 국제표준화위원회(ISO/IEC)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산·학·연·관 공동 대응 체계를 마련하는 성과는 마련됐다.

정부는 미래차, 바이오·헬스 등 데이터를 활용하는 산업을 위한 AI 데이터 국제표준 작업을 주도하고, AI 서비스의 국제표준화를 위한 자문그룹을 신설해 우리 기업들이 마음껏 활동할 수 있는 국제표준화 무대 마련에 힘쓸 계획이다.

우리는 자동차, 조선, 반도체, 휴대폰, 정보통신 등 분야에서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의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AI 기반 디지털 경제에서도 미국 등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를 좁히고 AI 산업의 리더십을 확보할 기회는 충분하다. 이제는 표준을 기본기로 흔들리지 않는 AI 산업 강국의 기초를 다져나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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