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에 공개적으로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콜로라도 스프링스에서 대선 유세 중 돌연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은 형편없었다. 다들 봤냐"면서 "(작품상) 수상자가 한국에서 온 영화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냐"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한국과 우리는 무역 문제들이 쌓여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한국 영화에 최고 작품 상을 주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영화가 그렇게 좋았나? 난 모르겠다"며 "다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가져오면 안되나? '선셋 대로'를 소환하던가"라고 말하는가 하면, "외국어영화상도 아니고 작품상을, 참나"라고 반감을 드러냈다.
'기생충'은 지난 9일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 영예인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 등 총 4개 부문 오스카를 차지했다. 특히 비영어권 작품이 작품상을 차지한 건 92년 아카데미 역사상 최초의 사건이라는 점에서 화제를 모았다.
'기생충'은 지난해 5월 칸 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으며 작품성을 일찌감치 인정받았다. 이후 한국에서 1000만 관객을 돌파한 것을 비롯해 북미 지역에서도 흥행 붐을 일으키며 대중성과 작품성을 고루 갖춘 작품이라는 평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생충'을 공개적으로 저격한 것에 대해 미국 내에서도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국 유명 연예지 버라이어티는 SNS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기생충' 작품상 수상을 비아냥거렸다"고 전 미국 매체 버즈피드의 뉴스 에디터 클라우디아 코너는 "트럼프 대통령이 '기생충'의 오스카를 한국 영화라는 이유로 깔아 뭉겠다"고 지적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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