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원유거래 업체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 원유 수요가 급감하자 초과 공급분을 대거 한국에 비축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토탈, 글렌코어, 트라피구라, 머큐리아 등 원유거래 업체들은 최근 1500만 배럴 규모의 한국석유공사 원유저장탱크를 3~6개월간 임차했다. 현재 한국석유공사는 9개 비축기지를 운영 중이며, 총 1억3600만 배럴의 원유를 비축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업체 관계자들을 인용해 “코로나19가 진정된 뒤 중국에서 수요가 반등하길 기다리고 있다”며 “한국의 저장시설을 추가로 임차해 초과 공급분을 비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석유 트레이더들은 코로나19가 종식된 뒤 중국의 주요 정유업체의 설비 가동률이 증가하면 매수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정유사들은 최근 2주일 동안 생산량을 하루 150만 배럴가량 줄였다. 중국 정유사들은 중국 정부의 도시 폐쇄 등으로 공장을 정상 가동하기 힘든 상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올해 1분기 세계 원유 수요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3만5000배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때문에 아시아 지역에선 원유 재고가 폭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선물 가격이 현물 가격보다 높은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기 전까지는 이 같은 상태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글로벌 원유거래 업체들은 하지만 한국석유공사의 저장 시설만으로는 모든 재고를 비축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로 인해 각 업체는 한국뿐 아니라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및 중국 일부 지역에 원유 재고를 추가로 비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런던=강경민 특파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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