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실적이 악화한 롯데쇼핑이 올해 수익성 개선에 나선다. 올해 백화점·마트·슈퍼·롭스 등 오프라인 점포 200개를 정리해 기업 가치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4279억원으로 전년보다 28.3%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3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7조6328억원으로 1.1% 줄었으며 당기순손실은 8536억원으로 적자 폭이 커졌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4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8%나 급감했다.
백화점의 경우 국내는 해외패션 상품군 중심으로 매출이 상승했지만, 겨울 아우터 등 의류 판매 부진으로 전체 매출은 주춤했다. 해외백화점은 영업종료(텐진 문화중심, 웨이하이점 지난해 3월)로 영업적자가 대폭 개선됐다.
또 전자제품전문점(하이마트)의 지난해 매출액은 4조265억원, 영업이익은 1099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가전시장 성장률 둔화로 지난해 4분기 매출은 2.6% 줄었다.
하지만 할인점과 슈퍼는 부진했다. 지난해 할인점의 매출액은 6조3306억원, 영업손실은 248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국내 할인점의 매출 부진이 지속된 영향이 컸다. 반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해외 기존점 매출은 8.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4.6% 감소했다. 해외점포 감가상각 내용연수 변경으로 지난해 감가상각비 증가분이 일시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슈퍼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8612억원, 영업손실은 1038억원이다. 폐점 및 점포 리뉴얼로 인한 영업일수 감소 등으로 4분기 매출 4377억원, 영업손실 428억원을 냈다.
◆올해 수익성 개선…"사업부 시너지 높여 '게임체인저' 되겠다"
이처럼 지난해 실적 악화에 롯데쇼핑은 올해 수익성 개선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롯데쇼핑은 이날 '2020년 운영 전략'과 '미래 사업 청사진'을 통해 백화점과 마트·슈퍼·롭스 등 비효율 오프라인 점포 200여개를 정리한다고 발표했다. 전체 오프라인 매장 10곳 중 3곳을 줄이는 셈이다. 매장 개편으로 사업부 간 시너지를 높여 기존 유통회사가 아닌 고객에게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서비스 회사'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경쟁력이 낮은 중소형 백화점의 식품 매장은 신선식품 경쟁력을 갖춘 슈퍼로 대체한다. 또 마트의 패션 존(Fashion Zone)은 백화점 패션 바이어가 기획을 진행하는 등 기존 매장 운영 개념에서 벗어난 융합 공간을 구현한다.
또 국내 유통사 중 최대 규모인 3900만 고객 데이터를 활용한다. 모든 고객·상품·행동 정보를 통합·분석하고 오프라인과 이커머스의 강점을 결합, 고객 개개인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고객을 가장 잘 이해하는 서비스 회사'라는 긍정적 이미지를 강화, 시장의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이사는 "근본적인 문제점을 해결하고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것이 현재 롯데쇼핑의 최우선 과제"라며 "고객, 직원, 주주들의 공감을 얻는 좋은 회사를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신동빈 회장이 "게임체인저 되라"는 주문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신 회장은 지난달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2020 상반기 LOTTE VCM'(Value Creation Meeting)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우물 안 개구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 스스로 기존의 틀을 깨고 시장의 룰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돼야 한다"며 혁신적 변화를 촉구한 바 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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