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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자본잠식 46%·부채 400% 넘은 쌍용차…막다른 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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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30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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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용차가 자본잠식 가속화로 시계 제로의 위기를 맞았다.

    10일 금융감독원이 제공하는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쌍용차는 공시 내 정정신고를 통해 매출액 및 손익구조 변경 사항을 고지했다. 정정된 자료에서 쌍용차의 자본잠식률은 46.2%까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쌍용차 매출액은 3조6239억원, 영업손실은 2819억원, 당기순손실은 3414억원을 집계됐다. 적자 규모가 확대되며 자본잠식도 더 빨라졌다.

    지난 2분기 11.2%이던 자본잠식률은 3분기 25.6%를 기록한데 이어 4분기 46.2%에 달했다. 7492억원인 자본금의 절반 가량을 까먹었다는 의미다. 자본잠식률이 50%를 웃돌면 관리종목에 지정되고, 80%이상은 상장폐지 대상까지 될 수 있다.

    자본잠식으로 부채 비율도 상승 중이다. 쌍용차 부채비율은 2분기 271%에서 3분기 285%를로 올랐다. 이어 4분기에는 부채 확대와 자본 감소가 맞물리며 401%까지 확대됐다. 3분기까지 5587억원이던 자본은 4분기 4031억원으로 줄었고 1조5868억원이던 부채는 1조6160억원으로 증가했다.

    쌍용차가 아직 세부 재무정보가 담긴 분기보고서를 공개하지 않은 탓에 정확히 파악할 수 없지만, 유동비율도 50% 아래로 내려갔을 것으로 추정된다.

    쌍용차의 자금 유동성과 대출상환능력을 가늠하는 유동비율은 유동자산이 감소하며 3분기 53%로 내려간 바 있다. 일반적으로 신용평가사 등 금융업계에선 유동비율이 100%미만이면 유동성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판단한다.


    쌍용차가 재무구조를 개선하려면 완성차 판매를 늘려 수익을 확보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쌍용차는 올해 신차 출시 계획이 없다. 지난해 출시한 차량들의 노후화를 연식변경과 상품성 개선으로 극복한다는 방침이지만, 자금난이 심화되면서 이조차도 실현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모기업 마힌드라도 국내 시장에서 쌍용차의 판매 확대가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 마힌드라는 지난해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쌍용차가 한국 내수시장에서 10만5000대 이상 판매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털어놨다. 쌍용차는 지난해 내수 시장에서 10만7789대를 팔았다. 기존 모델 노후화로 인한 경쟁력 하락을 감안할 때 내수 판매량은 더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마힌드라는 "쌍용차가 PBT(법인세 차감 전 이익)을 실현하려면 15만5000대 가량을 팔아야 하며, 수출 판매 달성을 통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지난해 2만7446대로 줄어든 수출을 두 배 가량 늘려야 한다는 주문이다.

    이를 위해 쌍용차는 사우디아라비아 자동차 회사인 SNAM사와 현지 조립생산을 위한 계약을 맺었다. 마힌드라도 지난해 합작법인을 설립한 포드의 판매망을 통해 쌍용차 해외 판매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쌍용차가 포드 상표를 달 경우 해외시장 개척이 더욱 수월해질 전망이다.

    다만 이 같은 수출 노력도 예상 밖 암초에 부딪혔다. 쌍용차는 2017년에도 SNAM사와 비슷한 계약을 맺었지만 현지 정치 상황이 불안정해지며 없던 이야기가 됐다. 중동은 현재도 이란과 미국의 충돌로 정치적 긴장이 한껏 높아진 상황이다. 포드를 통한 해외 판매를 추진하고 있지만, 유럽을 필두로 각국이 환경규제 강화에 나선 탓에 전기차·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 차량이 없는 쌍용차의 입지는 좁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라는 예상외 악재까지 겹쳤다. 쌍용차는 중국에서 제조하는 전성 뭉치인 와이어링 하니스 공급 중단으로 지난 4일부터 평택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13일 공장 가동을 재개한다는 방침이지만, 중국에서 부품이 정상 조달되지 않으면 휴업 연장이 불가피하다.

    업계 관계자는 "쌍용차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부문에서 독보적인 자리에 있었지만, 다른 완성차 업체들이 SUV에 집중하며 시장 점유율이 떨어졌다. 자금난과 연구개발 위축, 이로 인한 신차 부재와 판매 부진의 악순환에 빠졌다"며 "친환경 차량 시장이 커지는 몇 년 뒤에는 생존을 걱정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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