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 보조금 지급일을 앞두고 정치권의 통합·창당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교섭단체 여부와 현역 의원 수에 따라 총선 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는 보조금 액수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찬열 바른미래당 의원이 4일 탈당하면서 바른미래당은 교섭단체 지위(의원 20명 이상)를 잃었다. 지난해만 해도 28석이던 바른미래당은 유승민계(8명)가 새로운보수당을 창당하며 떠나 20석으로 줄었고, 이 의원 탈당으로 19명이 됐다.
바른미래당이 교섭단체를 유지했다면 1분기 경상보조금 22억여원, 3월 선거보조금 91억원 등 113억원가량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교섭단체 지위를 잃으면서 경상보조금은 5억5000만원, 선거보조금은 22억원으로 크게 줄어들게 됐다. 이 의원 탈당으로 86억원이 날아간 셈이다.
정치자금법에 따르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교섭단체에 먼저 보조금 총액의 50%를, 5석 이상 20석 미만 정당에는 총액의 5%를, 의석이 없거나 5석 미만인 정당에는 총액의 2%를 배분하도록 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이 오는 15일까지 현역 의원을 몇 명이나 확보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미래한국당은 5일 창당대회를 열고 한선교 한국당 의원을 당대표로 추대할 계획이다. 현역 의원 5명을 확보하면 5억여원 정도의 경상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만약 20명 이상을 이적시켜 교섭단체 지위를 얻으면 보조금 액수는 18억원가량으로 크게 늘어난다. 한국당 관계자는 “불출마 의원들을 중심으로 미래한국당 합류를 독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안신당과 민주평화당이 주축이 된 호남 신당 창당 논의도 빨라질 전망이다. 바른미래당 당적이지만 대안신당에서 활동하고 있는 의원들이 ‘셀프 제명’ 뒤 대안신당으로 이적하고, 민주평화당과 통합하면 보조금 액수가 크게 증가한다.
정치보조금과 얽힌 각 당의 이합집산은 선거보조금 지급일인 3월 31일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약 440억원인 선거보조금도 교섭단체가 전체의 절반을 우선 배분받는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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