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제(설) 연휴 이후 첫 거래일 중국 증시가 폭락하고 있지만 코스피지수는 오히려 상승반전을 시도 중이다. 코스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에 대한 우려가 이미 반영됐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3일 오후 1시17분(현지시간) 현재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227.64포인트(7.66%) 내린 2748.49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8.73% 폭락한 채 개장했다.
다른 아시아 증시도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같은 시간 일본 니케이 225지수와 대만 가권지수는 1%대로 하락하고 있고 인도네시아 IDX종합지수도 2% 가까이 떨어지고 있다. 반면 홍콩 항셍지수는 1% 미만으로 소폭 상승 중이다.
오후 2시17분(한국시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20포인트(0.15%) 상승한 2122.21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2086.61로 34거래일 만에 2100선이 붕괴된 채 시작한 지수는 중국 증시가 폭락 개장한 이후 낙폭을 조금씩 되돌리면서 장중 2100선을 회복했다.
국내 증시가 중국과 '탈동조화' 흐름을 보이는 것은 우한 폐렴 악재가 선반영돼서다.
우한 폐렴 우려가 커진 지난 21일 코스피는 1.01% 내렸고 28일엔 3% 넘게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30일과 31일에도 각각 1% 넘게 내리면서 우한 폐렴의 우려를 반영해왔다.
유승민·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우한 폐렴 사태로 중국 증시가 휴장한 동안 상하이종합지수와 유사한 흐름을 보이는 코스피가 조정 대상이 됐다"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가 증시 폭락을 예상하고 발빠르게 대응책을 마련한 것도 국내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신랑재경·중국증권망 등 중국 현지언론에 따르면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는 이날 거래를 재개한 증권사에 대해 고객의 공매도를 금지하도록 지시했다. 시장에서는 증감회가 증시 충격에 따른 투매를 방지하고자 공매도를 금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시장에 자금을 공급했다. 인민은행은 이날 역환매조건부 채권(역레포) 거래를 통한 공개시장 조작으로 1조2000억위안(약 205조원)을 시장에 풀면서 역레포 금리를 종전보다 0.1%포인트 내렸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낙폭을 키우지 않은 점이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며 "중국 당국이 증시 방어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향후 중국 증시를 지속 관찰할 필요는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송렬/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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