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서린 기자 / 사진 김혜진 기자] 거액의 돈이 든 가방 때문에 평범한 이들이 서로를 속이고 뺏는 치밀한 범죄극이 펼쳐진다.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예측불가한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이 2월 극장가를 찾아온다.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감독 김용훈 감독)’의 언론시사회가 2월3일 오후 서울시 강남구 메가박스코엑스에서 개최됐다. 이날 현장에는 김용훈 감독, 배우 전도연, 정우성, 배성우, 윤여정, 신현빈, 정가람이 참석했다.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인생 마지막 기회인 돈 가방을 차지하기 위해 최악의 한탕을 계획하는 평범한 인간들의 범죄극이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개봉에 앞서 로테르담 국제영화제 심사위원상 수상하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김용훈 감독은 “너무 감사드리는 상황이다. 이번에 처음에 로테르담에 가게 돼서 반응이 궁금했는데 많이 좋아해주고 흥미롭게 봐주시는 걸 보면서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도연은 극중 과거를 지우고 새 인생을 살려는 연희 역을 맡았다. 강렬한 연기를 펼친 그는 “이미 대본상에 너무 강렬한 신이 많고 쎈 캐릭터여서 힘을 줘서 강조하기보다 힘을 빼는 연기를 해야 할 것 같았다. 그래서 촬영할 때는 최대한 자연스럽게 내추럴하게 연기하려고 했다”고 캐릭터를 연기하며 신경 쓴 부분을 말했다.
연희 때문에 빚에 시달리게 된 공무원 태영 역에는 정우성이 맡아 열연을 펼쳤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증인’과 전혀 다른 연기를 펼친 그는 “ 촬영할 때 태영이라는 캐릭터의 허점을 극대화하려고 하면서 태영이란 캐릭터를 디자인했다. 처음 촬영할 때 감독님이나 스태프들도 당황하더라”며 “그런 현장에서 정우성을 바라보는 낯선 눈빛을 극복하며 태영을 보여주고 캐릭터에 확신을 갖고 입증해야 하는 과정이었다. 태영에 대한 확신이 더 필요했고 그 믿음을 갖고 만들었는데 영화를 보니 너무 호들갑을 떤게 아닌가 걱정이 된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갑자기 눈앞에 나타난 돈 가방을 갖게된 중만 역은 배성우가 연기했다. 앞서 여러 작품에서 다양한 인물을 연기했던 그는 극중 인물들 중 가장 평범한 캐릭터를 소화했다. 그는 “중만은 대본을 받고 사실 잘 모르겠어서 소설을 봤다. 그 역할의 심리묘사가 많이 쓰여져 있어서 참고가 됐다. 상황을 벗어나려고 발버둥 치다 보니 불쌍하기도 하고 어떤 시각으로 보면 웃기기도 하고 이런 상황들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감독님과 얘기도 했었다. 다른 인물들은 늪에 빠져있는 상황에서 시작하지만 중만은 발만 담궜다가 조금씩 빠지는 인물로 구축한 것 같다”고 캐릭터에 대한 생각과 연기적으로 준비한 부분을 설명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김용훈 감독의 첫 상업 영화 데뷔작이다. 이름만 들어도 믿고 보게 되는 연기력의 배우들이 모여 함께 하게 된 것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전도연은 “저는 신인 감독님과 일을 굉장히 많이 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걱정이 됐었다. 너무 많은 배우들이 나오기도 하고 너무 좋은 배우들이 캐스팅돼서 감독님이 잘 소화를 하실 수 있을까, 그런 걱정을 했는데 영화를 보니 감독님 나름대로 고생 많으셨던 것 같다. 시나리오 보자마자 너무 재밌게 잘 읽었다. 찾아가는 재미가 있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김용훈 감독과의 호흡에 대해 솔직한 소감을 밝혔다.
또 배성우는 “대본을 굉장히 재미있게 봤다. 미팅했을 때 감독님께서 소설을 빌려주셨다. 그걸 읽고 소설도 너무 재밌게 보고 영화나 내용에 대해 같이 나누면서 생각을 많이 하셨구나 싶었다. 신인 감독이란 것에 대한 고민 없이 작품만 보고 간 것 같다”라고 출연을 결심한 이유를 말했다.
신현빈은 “시나리오가 강렬하게 다가왔고 다른 선배님들, 캐스팅되신 이후여서 여기에 들어갈 수 있다는게 부담되기도 하고 떨리기도 했던 것 같다”라고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말했고, 정가람은 “저도 신인이라고 생각하는데 감독님이랑 같이 의지를 많이 했다. 감독님이 편하게 우리 같이 신인이니까 파이팅 해보자 말해주셨던게 기억이 난다”며 “시나리오는 정말 강렬하고 재밌게 봤다. 평소에 존경하는 선배님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바로 달려가서 하겠다고 했었다”고 전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배우들의 열연과 함께 독특한 구조의 스토리텔링, 김용훈 감독의 연출이 매력적인 작품이다. 김용훈 감독은 “원작에서도 독특한 구조로 됐긴 하지만 소설에서만 허용될 수 있는 구조이다 보니 영화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었다. 그 구조를 연희가 등장하는 구도를 바꾸면서 다시 맞춘 것 같다”며 “이 영화가 많은 인물이 죽는 이야기다 보니 인물들의 죽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면 관객들이 힘들 것 같아 안 보여주는 전략을 썼다. 안 보여주는게 더 공포스러울 수 있는데 그런 느낌이 좀 더 강렬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김용훈 감독은 “개봉을 앞두고 마음이 무겁다. 상황들이 많이 호전됐으면 좋겠고 좋은 평가를 받았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여 말했다.
한편,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2월12일 전국 극장가에서 만나볼 수 있다. 러닝타임 1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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