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설 연휴를 앞두고 “지난해 우리 국민들 삶이 더 나아지지 못한 것도 아쉽지만 특히 아쉬웠던 것은 북미 대화가 잘 풀리지 않았던 것”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설 연휴 첫날인 24일 오전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북미 대화가 진전 있었더라면 한반도 평화도 남북 평화도 앞당길 수 있고, 명절이면 고향 더 그리워하는 이산가족께도 희망 드릴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하노이 정상회담이 빈손으로 끝난 게 아쉬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저희 어머니가 얼마 전 세상 떠나셨고 어머님 안 계신 설을 처음 맞는다”며 “어머니의 부재가 아프게 느껴진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문 대통령의 모친인 고(故) 강한옥 여사는 향년 92세의 나이로 작년 10월 별세했다. 문 대통령은 “저희 어머니가 흥남 철수 때 내려온 이산가족이신데 피난살이로 고생 많이 하셨다”며 “2004년 이산가족 상봉 행사 때 대상자로 선정돼 금강산에서 어머니의 막내 여동생, 제게는 이모님을 만났다”고 말했다. 이어 “어머니가 맏이신데 남동생들은 다 돌아가시고 맨 막내 여동생만 살아계셨다"며 "그게 평생 최고의 효도가 아니었나 싶다”며 “헤어질 때 어찌나 슬퍼하시던지, 살아생전 꼭 고향 모시고 가겠다고 약속드렸는데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소개된 한 청취자의 사연에 대해 진행자가 “부모님께 ‘사랑합니다’ 소리가 잘 안나오죠”라고 하자 문 대통령은 “그러게 말입니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명절 인사로 국민들에게 “무엇보다 안전운전하시기 바란다”며 “오늘 사연처럼 이번 설에는 부모님께 평소 말로 하지 못했던 마음들을 한 번 전해보는 것도 좋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아울러 “명절에도 바쁘게 일하셔야 하는 분들 많죠, 편안한 설을 위해 일하시는 분들께 늘 고맙다”고 말했다.
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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