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규제 샌드박스 제도 개선안을 발표했지만 갈 길이 멀다. 개선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데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은 지난해 9월 임시허가 개선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정보통신기술(ICT) 규제 샌드박스의 근거가 되는 정보통신융합법에는 ‘임시허가 유효기간 만료 전 해당 기술과 서비스에 대한 허가의 근거가 되는 법령이 정비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만 명시돼 있다. 유효기간 만료 전 법령이 개정되지 않으면 이에 대한 별도의 안전장치가 없다.
산업통상자원부 규제 샌드박스의 근거인 산업융합촉진법에는 ‘임시허가 유효기간 내 허가의 근거가 되는 법령 정비가 완료되지 않은 경우에는 법령 정비가 완료될 때까지 유효기간이 연장되는 것으로 본다’는 규정이 있다.
이런 이유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아닌 산업부로 규제 샌드박스를 신청하는 사례도 나왔다. 노 의원 등이 제출한 개정안은 산업융합촉진법에 맞춰 정보통신융합법을 바꾸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개정안을 발의한 지 넉 달이 지났지만 정치권은 큰 관심이 없다. 이를 논의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언제 열릴지, 어떻게 의견이 모아질지도 불투명하다.
노웅래 의원실 관계자는 “과방위가 열리지 않아 지금까지 어떤 논의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실 관계자도 “한국당이 반대할 명분이 크진 않지만 여야 대치 탓에 과방위가 열리지 않고 있어 문제”라고 했다. 과방위 간사인 김성수 민주당 의원은 “처음 듣는 법”이라며 “논의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정부가 23일 발표한 개선안은 정보통신융합법과 산업융합촉진법에서 허용하지 않고 있는 실증특례 적용 기한을 연장하는 안도 담고 있다. 다만 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사례에 대해 유예하는 실증특례의 경우 국회가 가진 입법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어 논란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규제 샌드박스를 처음으로 적용받은 기업들이 유예기간이 만료돼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늦어도 내년까지는 개정안을 마련하는 것이 내부적인 목표”라고 밝혔다.
전설리/김소현 기자 slj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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