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다른 이유 없이 사실상 구직을 포기한 ‘쉬었음’ 인구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200만 명을 넘어섰다. 1년 전에 비해 12.8% 늘어나며 8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19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 인구는 전년보다 23만8000명 늘어난 209만2000명으로 집계됐다. 쉬었음 인구가 200만 명을 넘어선 것은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쉬었음 인구 증가율은 2011년(13.3%) 후 8년 만에 가장 높았다.
쉬었음 인구는 일할 능력은 있지만 치료 육아 등 구체적인 이유 없이 그저 쉬고 싶어서 일하지 않는 사람을 말한다. 구직활동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실업자로 분류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쉬었음 인구의 상당수가 사실상 ‘구직 포기자’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지난해 쉬었음 인구를 연령대별로 보면 △15~19세 2만9000명 △20대 33만2000명 △30대 21만3000명 △40대 22만3000명 △50대 42만6000명 △60세 이상 87만 명 등이었다. 증가율은 △20대 17.3% △30대 16.4% △40대 13.6% △50대 14.0% △60세 이상 10.3%로 전 연령층에서 두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각 연령층에서 쉬었음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대 5.2% △30대 2.9% △40대 2.7% 등으로 관련 통계 작성 이후 모두 최고치를 기록했다. 생산가능인구(15~64세)에서 쉬었음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도 처음으로 4%대(4.4%)로 올라섰다.
한국노동연구원은 ‘노동리뷰’ 최신호에서 “쉬었음 인구는 주로 은퇴자가 많은 60세 이상 고령층에서 증가했지만 작년에는 60세 미만 증가폭이 60세 이상 증가폭을 앞질렀다”며 “경기 둔화 여파로 주력 연령대의 남성 고용 상황이 악화한 게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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