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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철 부회장 "高성장 배터리·車소재에 R&D 역량 집중…글로벌 톱5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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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9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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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학철 부회장(사진) 취임 이후 LG화학은 확연히 달라졌다. 1947년 LG화학 창사 이후 첫 외부 출신 최고경영자(CEO)인 신 부회장이 회사를 이끌면서 회사의 근본 체질이 달라지고 있다는 게 안팎의 설명이다. LG화학은 그룹 이념인 ‘인화(人和)’에 따라 그동안 기업 간 ‘조용한 비즈니스’를 해왔지만, 최근에는 ‘전투적인’ 면모를 보이고 있다는 얘기다 .

    신 부회장은 LG화학 CEO로 취임하자마자 소재와 전지 부문 조직개편을 빠르게 마무리했다. 이어 중국 1위 자동차 회사인 지리자동차 및 미국 1위 자동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와의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을 따냈다. 동시에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는 기술유출 혐의에 대한 국제소송도 불사하고 있다. ‘위기에 선제 대응하고, 외부 공격에 적극적으로 맞서는 ‘신학철식(式) 경영’ 색깔이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올해는 ‘실행의 해’

    신 부회장은 2020년을 ‘실행의 해’로 선포했다. 지난 1년간 아이디어를 만드는 데 집중했다고 하면, 올해는 그것을 실천하겠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신 부회장은 지난 2일 신년사에서 4대 경영중점과제를 강조했다. 이를 통해 2024년까지 LG화학을 매출 59조원 규모의 ‘글로벌 톱5 화학기업’으로 도약시키겠다는 청사진도 함께 제시했다.

    신 부회장이 꼽은 첫 번째 경영중점과제는 ‘시장과 고객 중심의 포트폴리오 강화’다. 신 부회장은 “시장과 고객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강화해야 한다”며 “과거의 성장 방식과 경쟁 전략에서 과감하게 벗어나 철저하게 시장과 고객을 중심으로 우리의 사업방식을 혁신하자”고 주문했다.

    그는 이어 “사업 포트폴리오와 연계해 성과 중심의 연구개발(R&D) 혁신을 가속화하자”며 “빠르게 성장하는 배터리소재와 자동차소재 분야 중심으로 고객과 시장을 감동시킬 수 있는 미래 과제 개발에 더욱 집중하고, 기반기술을 굳건히 다져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미래 성장동력에 대한 실행을 강조한 것이다.

    신 부회장은 이와 함께 모든 밸류체인(가치사슬) 영역에 걸쳐 효율성을 높이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우리가 가진 전 자산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사업부문의 디지털 전환)과 린 식스 시그마(품질개선 경영활동)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부회장은 마지막으로 조직문화 개선과 함께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위해 사업구조를 새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법규 준수뿐 아니라 환경, 인권, 윤리 등 다양한 글로벌 이슈 해결에 적극 참여하고 원료·생산·소비·폐기로 이어지는 전 밸류체인의 지속가능성을 LG화학만의 차별화된 가치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했다.

    미래 첨단소재가 성장동력

    신 부회장은 2018년 그룹 총수에 오른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1호 영입 인사다.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뒤 1984년 한국3M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본사 수석부회장까지 올랐다. 잉게 툴린 3M 회장은 신 부회장에 대해 “최고의 결과를 끌어내고 비즈니스 기반을 구축하는 실력을 입증한 리더”라고 평가했다.

    글로벌 첨단소재 전문기업 3M 출신인 신 부회장은 취임 직후 정보전자사업본부와 재료사업부문을 합치고, 첨단소재사업본부를 신설하는 등 소재와 전지 부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미래 첨단소재 부문을 LG화학의 성장동력으로 내세운 것이다.

    신 부회장은 “4차 산업혁명으로 소재 분야에서도 끊임없는 혁신이 필요하며 이는 또 다른 성장의 기회”라며 “첨단소재사업본부를 석유화학, 전지사업에 이어 제3의 성장 축으로 적극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모든 사업구조와 일하는 방식을 고객과 시장 중심으로 바꿔 지속성장이 가능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글 같은 조직문화 만들 것”

    신 부회장은 소재·부품·장비 이른바 ‘소·부·장’ 협력회사들과의 상생협력도 강조해왔다. 지난해 11월에는 배터리 분야의 대표적인 부품·장비업체인 국내 협력회사 두 곳을 방문해 협력방안을 모색했다.

    그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은 ‘제2의 반도체’로 불릴 정도로 무한한 잠재력이 있는 미래 성장동력”이라며 “세계 배터리 시장을 제패하기 위해서는 ‘소·부·장’과의 상생협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소·부·장’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 국가경쟁력 강화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 부회장은 글로벌 기업의 격에 맞는 조직문화 구축에도 힘쓰고 있다. “상품 기획, 품질, 빅데이터 등을 중심으로 글로벌 인재를 조기에 확보하고, 젊고 유능한 인재의 해외파견, 해외 현지 리더의 국내 파견 근무 기회를 늘려 글로벌 리더 육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신 부회장은 “구글이라는 회사는 이름만 들어도 ‘쿨’하게 보이는데 이는 시대에 맞추거나 앞서나가기 때문”이라며 “LG화학도 그런 말을 들을 수 있도록 임직원들과 같이 고민해 나가겠다”고 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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