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가수들이 즐기는 축제의 현장인 연말 가요제가 '잡음'의 현장이 돼버렸다. SBS, MBC에 이어 KBS까지 각종 논란으로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27일 방송된 '2019 KBS 가요대축제'에서 그룹 에이핑크는 무대를 끝까지 보여주지 못했다. 이날 '%%(응응)' 무대를 꾸몄으나 노래가 채 끝나기도 전에 중도 퇴장당하는 황당한 상황을 맞았다.
이날 방송에는 무대 말미 멤버들이 앞으로 나와 일제히 뒤에 모여있는 백댄서를 쳐다보는 모습까지 잡혔다. 당초 에이핑크가 준비한 무대 구성상으로는 이후 30초가량의 퍼포먼스가 더 남아있는 상황. 그러나 KBS는 뒤를 쳐다보는 에이핑크의 뒤통수가 클로즈업한 뒤 다음 장면으로 전환했다.
결국 방송이 끝난 뒤 에이핑크 멤버들은 공개적으로 이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손나은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열심히 준비한 무대 끝까지 다 못 보여 드려서 속상하고 죄송한 마음"이라며 "모든 가수들이 열심히 준비한 무대 앞으로는 안전하게, 공평하게, 만족스럽게 할 수 있는 환경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소신을 밝혔다.
리더인 초롱은 방송 후 진행한 네이버 V LIVE에서 눈물을 글썽이기도 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나머지 에이핑크 멤버들도 각자의 SNS를 통해 속상한 심경을 토로하며 팬을 향한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이에 현재 에이핑크 팬들은 KBS를 향한 공식 사과를 요청하고 있다.
올해 지상파 연말 가요제는 유난히 사건사고와 논란이 잇따르는 모습이다. 앞서 SBS는 안전사고에 대한 부주의로 큰 사고를 냈다. 그룹 레드벨벳 웬디가 리허설 도중 무대 안전장치 미흡으로 2.5m 높이에서 떨어져 전치 6주의 심각한 부상을 당한 것.
문제가 된 무대 장치인 리프트는 사고 전날 방탄소년단의 리허설 때도 한 차례 문제를 일으켰던 것으로 알려져 더욱 논란이 됐다. 안전에 대한 얘기가 계속 나왔으나 이를 꼼꼼히 체크하지 못한 것이 결국 큰 사고로 이어졌다. 이후 SBS가 내놓은 피해자 웬디가 아닌 시청자를 향한 단 3줄의 사과문은 팬의 더 큰 공분을 샀다.
MBC는 아직 '가요대제전'이 방송되진 않았으나 출연진과 관련해 '보복성 갑질' 의혹을 받았다. 방탄소년단이 '가요대제전'에 불참하게 되자 같은 소속사 후배그룹인 투모로우바이투게더와 빅히트 계열 쏘스뮤직 소속 여자친구 출연을 무산시켰다는 것.
방탄소년단은 31일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진행되는 ABC 방송 신년 전야 특집 프로그램 'Dick Clark's New year's Rockin' Eve'에 출연하게 되면서 MBC 가요대제전엔 불참하게 됐다. SBS와 KBS 가요제에는 출연했는데 MBC만 불참하게 되니 소속사와 불화를 빚고 갑질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MBC 측은 이에 대해 "갑질은 전혀 아니다. 사실과 전혀 다르다"라며 "추측성으로 보도된 것이다. 제작진도 당황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도 투모로우바이투게더와 여자친구의 불참 사유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히지 않아 네티즌의 의혹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최민지 한경닷컴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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