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발표한 '영입인재 1호'는 최혜영(40) 장애인식개선교육센터 이사장이었다.
이해찬 대표가 위원장을 맡은 민주당 인재영입위원회는 26일 서울시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첫 영입인재로 최혜영 이사장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민주당은 최혜영 이사장을 시작으로 10여 명의 영입인재를 순차적으로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총선 체제 전환에 시동을 건다.
최혜영 이사장은 신라대 무용학과에 재학 중이던 2003년, 스물넷의 나이에 교통사고를 당해 사지마비 척수장애 판정을 받았다. 이후 발레리나 대신 장애인식 개선을 위한 활동을 시작했다.
최혜영 이사장은 2009년 장애인식개선교육센터를 설립하고 장애인 인식개선 강의와 교재개발, 프로그램을 연구했다. 2010년에는 서울여대 사회복지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고 2017년에는 나사렛대에서 재활학 박사 학위를 따냈다. 여성 척수장애인으로 재활학 박사가 된 것은 최 이사장이 국내 최초다.
최혜영 이사장은 지금까지 국·공립기관, 전국 대학 등에 출강하며 직장과 학내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에 앞장서고 있다. 현재는 장애인식개선교육센터 이사장과 함께 강동대 사회복지행정과 교수로도 재직 중이다.
또한 연극, 뮤지컬, 광고 모델 등 다방면으로 활동하면서 장애인 인식 개선을 위해 노력했다는 평이다.
최혜영 이사장의 활약은 2018년 직장 내 장애인식개선교육 의무화 제도를 만들어내는 데 기여했다는 평이다.
최혜영 이사장과 2011년 결혼한 남편 정낙현 씨도 수영선수로 활동하다 다이빙 사고로 사지마비 장애를 얻었다. 이후 장애인 럭비선수로 전환해 2014년 장애인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최혜영 이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치를 하기에는 별로 가진 것 없는 평범한 여성이지만, 저 같은 보통 사람에게 정치를 한번 바꿔보라고 등을 떠밀어준 민주당을 믿고 감히 이 자리에 나섰다"며 "우리 아이들이 장애를 불편으로 느끼지 않는 세상, 더불어 산다는 말이 더 이상 필요 없는 세상을 저는 꿈 꾼다. 그 꿈을 안고 정치에 도전한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그러면서 "부디 세상 낮은 곳에서 내미는 제 진심 어린 손을 잡아달라"고 당부했다.
최혜영 이사장이 민주당의 첫 영입인재로 꼽힌 것에 대해 "놀랍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유명인이 아닌 무명에 가까운 40대 장애 여성을 내세운 건 의외라는 것.
민주당 측은 "그간 밝혀온 영입 후보 1순위인 청년·장애인·여성에 해당하는 데다 장애를 극복한 '스토리'까지 갖춘 인사"라고 최혜영 이사장에 대해 소개했다.
한편 민주당은 내년 설 연휴 전까지 2~3일 간격으로 10여명의 영입인재를 순차적으로 발표할 계획이다. 인재 대부분 최혜영 이사장과 마찬가지로 시련과 고난, 절망을 도전과 희망으로 바꾼 인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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