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세계인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크리스마스다. 독일, 벨기에 등 유럽에서는 크리스마스 마켓을 열고 분위기를 띄운다. 오래된 도시의 야시장에 들어서는 크리스마스 마켓에선 지역 주민이 손수 제작한 공예품, 음식, 와인들을 만날 수 있다. 관광객의 발길을 이끄는 매력 포인트다.
13세기 말 오스트리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크리스마스 마켓 문화는 어떻게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을까?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직접 만나는 방식의 선호, 장소가 갖는 의미 등에서 답을 구할 수 있다. 크리스마스 마켓에는 온라인 마켓에서 느끼지 못하는 따뜻함이 있다. 판매자와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누면서 설명서만으로는 알기 어려운 제품 탄생의 뒷얘기도 들을 수 있다. 마켓 공간은 상징성과 접근성이 뛰어나다. 독일 뮌헨의 마리엔 광장, 체코 프라하 구시가지 광장 등이 대표적이다.
크리스마스 마켓의 이런 모습은 비즈니스에도 적용된다. 온라인 시장이 활성화하고 있지만 기업의 구매, 판매 담당자들은 여전히 오프라인 전시회에 직접 참가해 제품을 알리고 구입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지난 10년간 아시아에서 열린 전시회 규모가 매년 5% 이상 증가하고 국가별 대표 전시회 참관객이 최고치를 경신했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
공간의 상징성과 접근성은 비즈니스 의사결정의 중요 요소다. 협상 장소로 공연과 음식이 어우러진 근사한 레스토랑을 잡거나 신제품 홍보를 위해 스탠딩 파티를 개최하는 것은 흔한 모습이다.
세계적인 전시회들은 관계자 네트워킹, 명소 투어, 식음료 메뉴 등 다양한 부대 프로그램을 함께 마련한다. 밀라노 소비재전, 홍콩 선물용품전, 태국 식품전 등은 자기 도시만의 특색을 가미해 글로벌 전시회로 발돋움했다.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 미국 로스앤젤레스 라이브, 뉴욕 허드슨 야드 등은 한발 더 나아가 비즈니스, 관광, 문화, 스포츠 등의 콘텐츠를 융복합한 혁신 모델이다.
이런 모습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무역과 경제의 외형 성장에 비해 글로벌 비즈니스맨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을 매력적인 공간을 과연 얼마나 갖고 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이런 점에서 서울 삼성동 영동대로가 ‘한국의 타임스스퀘어’로 변모하고 잠실 종합운동장 일대가 새로운 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시설로 거듭난다는 사실은 반길 만하다.
이런 곳에 유럽의 크리스마스 마켓처럼 찾고 싶고 기억할 만한 우리만의 비즈니스 마켓을 조성한다면 세계 각지의 바이어들이 몰려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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