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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하원 '탄핵의 역설'…트럼프, 보수층 결집으로 재선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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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하원이 1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탄핵했지만 ‘공화당 반란표’는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헌정 사상 세 번째로 하원에서 탄핵당한 대통령이 됐지만 대선가도에 결정적 타격을 받지는 않을 전망이다. 공화당이 장악한 상원에서 탄핵안이 부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민주당 주도의 하원 탄핵이 보수층을 결집해 내년 11월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사유는 두 가지다. 첫째 혐의인 ‘권력남용’은 찬성 230표 대 반대 197표, 두 번째 혐의인 ‘의회조사 방해’는 찬성 229표 대 반대 198표로 가결됐다.

하원 재적의원은 431명이며 이 중 민주당이 233명, 공화당이 197명, 무소속이 1명이다. 표결 결과 공화당 의원들은 전원 반대표를 던졌고 민주당에서 극소수의 이탈표가 나왔다.


하원의 탄핵안 표결은 이날 오후 8시10분께 이뤄졌다. 양당 의원들은 8시간 가까이 찬반토론을 벌인 뒤 표결했다.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검은 드레스에 독수리 모양 브로치를 달고 본회의를 주재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장례식에 어울릴 만한 복장으로 사안이 심각하다는 것을 상징한다”고 풀이했다.

펠로시 의장은 찬반토론에서 이번 탄핵이 ‘정파적 결정’이 아니라 ‘헌법 수호’ 차원임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혐의와 관련해 “(미국) 건국자들의 비전이 위협받고 있다”고 탄핵안 찬성을 호소했다. 민주당 의원들도 “누구도 법 위에 있을 수 없다”며 탄핵 지지 발언을 이어갔다.

반면 공화당 의원들은 “민주당의 권력남용”이라고 맞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윗을 통해 “이것(탄핵)은 미국에 대한 공격이고 공화당에 대한 공격”이라고 비난했다. 저녁엔 경합주인 미시간주에서 유세하며 “무법적이고 당파적인 탄핵은 민주당의 정치적 자살”이라며 “이 사람들은 제정신이 아니다”고 비난을 이어갔다.

하원의 탄핵안 가결로 민주당은 일단 중대 고비를 성공적으로 넘겼다. 당초 펠로시 의장은 국론 분열과 역풍을 우려해 탄핵에 부정적이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외국 정상과의 통화에서 군사원조를 대가로 정적에 대한 조사를 요구했다는 의혹(우크라이나 스캔들)이 부각되면서 당내 여론이 급속히 탄핵으로 기울자 지난 9월 24일 탄핵조사 개시를 선언했다. 그로부터 85일 만에 탄핵안 가결이란 성과를 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빌 클린턴 대통령 이후 21년 만이자 미 헌정 사상 세 번째로 하원에서 탄핵당한 대통령이란 오점을 안게 됐다. 하원에서 탄핵당한 첫 대통령은 1868년 앤드루 존슨이며, 두 번째가 1998년 클린턴 당시 대통령이다. 이들은 모두 상원에서 탄핵안이 부결돼 기사회생했다.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탄핵 위기에 몰렸던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1974년 하원 탄핵 표결 전 자진 사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원에서 탄핵안 부결을 기대하고 있다. 상원은 이르면 1월 탄핵심판(탄핵재판)을 시작할 예정이다. 다만 펠로시 의장이 탄핵안을 언제 상원으로 넘길지 밝히기를 거부해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두 가지 혐의 중 하나라도 재적의원 100명 중 3분의 2(67명) 이상 찬성을 얻으면 트럼프 대통령은 탄핵되고 부통령이 권한을 넘겨 받는다. 하지만 현재로선 그럴 가능성은 낮다. 상원은 공화당이 53석을 가진 다수당이다.

미국의 여론은 양분됐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과 NBC방송 여론조사(12월 14~17일, 성인 900명 대상)에 따르면 탄핵 찬성과 반대가 각각 48%로 갈렸다. 지난 10월 조사 땐 탄핵 찬성이 49%, 반대가 46%였다. 3개월가량 이어진 탄핵조사가 유권자의 판단을 바꿔놓지 못한 것이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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