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가계부채 비율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말까지 1년 간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세계에서 세 번째로 빠른 속도로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16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한국의 명목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92.9%다. 조사 대상국은 43개 국이다. 이중 한국은 여덟번째로 비율이 높았다.
지난 1년간 가계부채 비율 상승 속도는 세번째로 빨랐다. 작년 2분기 말과 비교해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상승폭은 2.6%포인트다. 첫번째는 홍콩(4.3%포인트), 두번째는 중국(3.9%포인트)이었다.
또한 한국의 가계부채는 2010년 3분기 이후 9년 동안 경제 규모가 커지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늘어났다. BIS에 따르면 2010년 2분기만 해도 한국의 가계부채는 1년 전보다 9.1% 늘어나 증가폭이 명목 경제 성장률(10.6%·전년 동기 대비)을 밑돌았다. 이후 2010년 3분기 가계부채가 9.7% 늘어나며 명목 성장률(8.3%)을 앞지르더니 올해 2분기까지 36분기 연속으로 가계 빚 증가세가 성장률을 웃도는 상황이 이어졌다.
다만 2017년 이후에는 정부의 부동산 안정 대책의 하나인 대출 규제 강화로 가계부채 증가 속도 자체는 낮아지고 있지만, 저물가·저성장으로 인해 성장률을 웃도는 가계부채 증가세가 계속되고 있다. 9∼10%대를 보이던 가계부채 증가 속도는 2017년 4분기 7.9%로 낮아진 뒤 가파르게 떨어지면서 올해 1분기에는 5.2%, 2분기에는 4.7%까지 내려갔다.
이에 비해 명목 경제 성장률은 더욱 빠른 속도로 하락했다. 2017년 4분기 전년 동기 대비 4.7%이던 명목 성장률은 작년 1분기(3.7%)에 3%대로 내려앉더니 올해 1분기(1.2%), 2분기(1.3%)에는 1%대 초반으로 뚝 떨어졌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장기적으로는 명목 성장률, 가계소득 증가율을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BIS는 한 나라의 가계부채 총량을 발표할 때 주택담보대출, 가계 일반대출 외에 자영업 대출도 넣어 발표한다. 한은은 여기서 자영업대출은 빼고 집계한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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