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월12일. 지난해 기준 한국과 중국 간 바이오 기술격차다. 하지만 유전체 빅데이터, 줄기세포 등 미래 의료로 주목받는 분야에서는 중국이 한국을 추월했다. 이 때문에 바이오헬스산업 주도권을 중국에 뺏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이 최근 내놓은 기술수준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에 1년 정도 차이 났던 한국과 중국 간 바이오헬스 분야 기술격차가 지난해 0.2년으로 크게 줄었다. 중국이 이 분야에서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올해 한국을 넘어섰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중국은 유전체 정보를 활용해 질환의 원인을 분석하고 줄기세포 기능을 조절하는 기술에서 한국을 1년 앞섰다. 이 분야의 중국 기술력은 일본과 비슷한 수준으로 평가받았다. 한국은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것이 기술력이 떨어지는 주요한 원인으로 꼽혔다. 개인정보보호법 생명윤리법 등도 걸림돌이다. 유전체 연구를 위해서는 대규모 빅데이터를 구축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환자마다 일일이 개인 동의를 받아야 한다.
한국과 달리 중국은 대규모 유전체 데이터를 구축해 양적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싱가포르와 베이징의 유전체연구소를 통해 다국가 연구도 활발하게 하고 있다. 세계적 유전체 기업으로 성장한 베이징유전체연구소(BGI) 등이 대규모 정부 투자를 이끌고 있다. BGI 산하 중국유전자은행(CNGB)은 1000만 개의 생물 정보와 1000TB(테라바이트) 규모의 유전자 정보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줄기세포 활용 기술, 맞춤형 신약 개발 기술 등은 중국이 한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섰다. 중국 정부의 지원이 밑바탕이 됐다. 중국은 2025년까지 바이오의약품, 고성능 의료기기 등 신산업 분야 기술을 세계 최고로 육성하기 위한 ‘중국 제조 2025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최문정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기술예측센터장은 “중국 정부는 우수한 연구자를 모아 파격적인 연구비를 지원하며 바이오헬스산업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며 “한국과 달리 규제 완화에 적극적인 것도 그 배경”이라고 말했다.
이지현/임유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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