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끝이 아니다. 끝의 시작도 아니다. 아마 시작의 끝일 것이다.’ 윈스턴 처칠의 말입니다. 헬스케어 인공지능(AI) 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승자독식은 이미 시작됐습니다.”
저우샹 유나이티드이미징인텔리전스(UII) 공동대표(사진)는 최근 중국 상하이과학기술대에 있는 연구소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지난 10년간 중국 정부는 물론 기업들에서도 AI 관련 투자가 쏟아졌다”며 “그동안 많은 회사가 투자를 유치했지만 이제는 선두기업이 이를 독식할 것”이라고 했다.
저우 대표는 의료 AI 분야 발표 논문의 인용지수가 2만 건에 이르는 이 분야 전문가다. 올해 중국 선전에서 열린 의료영상기술학회(MICCAI)에서 의장을 맡았다. 세계 의료 AI 분야 기술을 한자리에서 발표하는 MICCAI는 의료 AI 월드컵으로 불린다.
유나이티드이미징은 2008년 AI를 연구하는 자회사 UII를 세웠다. AI를 활용해 의료영상 장비의 한계를 극복하고 의사들의 진료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UII의 AI 의료영상 분야 기술력은 세계 3~4위권으로 평가받는다. 저우 대표는 “의료 AI에 뛰어든 회사는 크게 뷰노 등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대형 정보기술(IT)기업, 제너럴일렉트릭(GE) 필립스 지멘스 등 의료기기회사로 나뉜다”며 “스타트업과 IT기업은 의료 접근성이 떨어지지만 의료기기회사는 이들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고 했다.
계열사인 유나이티드이미징헬스케어의 주력 제품군 중 하나인 자기공명영상(MRI) 기기는 영상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소음이 심한 좁은 원통 안에 오랜 시간 있어야 하기 때문에 폐쇄공포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다. UII는 의료영상을 학습한 AI로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 20분 걸리던 MRI 촬영 시간을 2~3분으로 단축했다. 저우 대표는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MRI 촬영 프로세스 속도를 다섯 배 넘게 높였다”며 “촬영된 환자 영상을 장기별로 분리하는 엔진도 개발했는데 암 치료에 유용하게 활용될 것”이라고 했다.
UII는 설립 초기부터 모든 임원직에 산업계와 학계 인사 두 명을 동시에 선임했다. 산업계와 학계 출신 전문가가 함께 일해 기술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다. 연구자들에게 AI 플랫폼도 개방했다. 의사, AI 기술자 등 누구나 플랫폼을 활용해 혁신 아이디어를 보탤 수 있다.
상하이=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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