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밑에서 행정관으로 근무했던 백모 검찰 수사관이 남긴 9장 분량의 유서를 놓고 법조계에선 “청와대 하명수사의 증거”라고 해석했지만 여권에선 ‘별건수사의 증거’라고 주장하고 있다.
2일 수사기관에 따르면 백 수사관 유서엔 “가족에게 미안하다” “(윤석열) 총장님께 죄송하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백 수사관은 최근 주변에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전화를 많이 받았다”며 괴로움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동부지검 소속으로, 같은 청에서 수사 중인 유재수 전 부산시 정무부시장의 수사 진행 상황을 몰래 청와대에 보고해야 하는 데 따른 심적 부담이 컸을 것이라는 게 법조계와 검찰의 분석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죄송하다고 한 것도 자신의 위치에서 의혹을 규명하지 못한 안타까움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여권은 별건수사로 과도한 압박을 가해 백 수사관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백 수사관이 유서를 통해 윤 총장에게 ‘가족을 배려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한 것도 사실상 가족에 대한 별건수사를 염두에 둔 것”이라고 말했다.
백 수사관의 빈소는 이날 반포동 서울성모병원에 차려졌지만 조문객은 많지 않았다. 오후 1시50분께 윤 총장의 이름이 적힌 조화가 빈소에 도착했다. 경찰은 부검 결과 특이점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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