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어린이집 성폭력 피해자의 어머니 A 씨가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A 씨는 2일 한경닷컴과 전화 인터뷰에서 "변호사를 선임하고 법적인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제 우리 아이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고, 더욱 힘을 내 보겠다"고 말했다.
A 씨는 이어 "잘못 알려진 부분이 있는데 제가 삭제한 글은 맘카페에 올린 것"이라며 "네이트판, 보배드림, 국민청원 모두 내리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글을 올린 후 저희 아이와 같은 피해를 입은 사람이 많다는 걸 알게됐다"며 "글을 내리라는 압박을 받고, 맘카페 글을 삭제한 후 '우리가 왜 그래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커뮤니티에 올린 원문 글을 확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A 씨는 앞서 맘카페, 보배드림, 네이트판 등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경기도 성남시 국공립 어린이집에 다니던 6살(만5세) 딸이 같은 반 남자 아이에게 성폭력을 당했다는 글을 게재했다.
A 씨가 올린 글에 따르면, A 씨는 아파트 자전거 보관소 옆에서 딸이 바지를 올리며 나오는 것을 발견했고, 무슨 일이 있는 지 물었다. A 씨의 딸은 그제야 "6개월 전 가해 아동에게 뺨을 맞았고, 지속적으로 성폭력을 당해왔다"고 말했다. 자전거 보관소 옆으로 부르고 성추행을 한 것도 어린이집 같은 반 가해 아동이었던 것.
A 씨 부부는 어린이집 CCTV를 확인했고, 4명의 아이들이 책장 뒤에서 피해 여자 아이를 둘러싸고, 가해 아동이 함께 들어가는 모습을 확인했다. 영상 속에는 직접적인 성추행 모습은 담기지 않았지만, 앞서 피해 아동이 부모에게 설명한 정황과 일치한다는 점, 아이가 바지를 추스르고 책장 뒤에서 나오는 장면 등이 담겨 있었다.
또한 산부인과 진단 결과 피해 아동은 신체 주요 부위에 염증이 생겼다는 소견이 나왔다.
A 씨 부부는 가해 아동 부모와 어린이집에 정식으로 항의했다. A 씨는 아이는 "'OO를 만나면 어떡하지?'라고 하며 어두운 곳에 공포심을 느끼고, 밤마다 악몽에 시달리며 '하지마'라고 잠꼬대를 하지만 가해 아동은 이사를 거부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또한 A 씨가 공개한 가해 아동 부모와 주고받은 메시지에는 "아이를 가해자, 범죄자 취급하지 말라"며 불쾌감을 드러내는 모습이 담겨 있어 더욱 공분을 자아냈다.
이후 가해 부모가 법적 대응을 준비한다는 소식이 알려졌고, A 씨가 "글을 내리라는 압박에 저도 사람인지라 맘카페에 올렸던 글은 전부 모조리 내렸다"고 전했다.
A 씨의 남편이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 글도 여전히 남아있다.
A 씨의 남편은 지난 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아동간 성폭력 사고시 강제력을 가진 제도를 마련해주시길 바란다'는 글을 게재했다.
A 씨의 남편은 딸이 정식적 트라우마와 중요부위 염증 등 성폭력이 의심된다는 소견이 나왔음에도 가해자 처벌이 현행법상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현행법상 '14세가 되지 않은' 형사미성년자는 처벌이 불가능하기 때문.
A 씨의 남편은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니 아예 처음부터 고소접수도 안되는 현실은 저희와 비슷한 사례를 겪는 가정에게 너무나 큰 절망감만 안겨준다"고 지적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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