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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마을] "정부가 시장에 개입할수록 경제 상황은 나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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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태생의 미국 경제학자 루드비히 폰 미제스(1881~1973)는 현대 자유주의 경제학을 대표하는 학자다. 개인주의·자유주의 사상을 신봉하고, 사회주의적인 계획경제보다 자유경쟁의 우위성을 주장했다.

<자유를 위한 계획이란 없다>는 1945~1952년 미제스가 강연한 원고와 학술지에 실은 논문 13편을 모은 책이다. 당시 미국 사회를 적대적인 두 진영으로 분열시키고 있던 중대한 경제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전후 유럽처럼 좌경화돼 가고 있는 미국에 대한 우려와 경고가 담겨 있다.

책 전편을 아우르는 핵심 주제는 ‘자유를 위한 계획’이 곧 ‘사회주의로 가는 길’이라는 것이다. 미제스가 말하는 ‘계획(planning)’은 경제에 대한 정부의 통제와 간섭을 의미한다. 많은 사람이 자본주의 체제가 사회주의 체제보다 우월하다는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자본주의 체제만으로는 불완전하고 사람들이 불공정하게 착취당할 수 있기 때문에 시민들의 자유를 위해 정부가 부분적으로 통제하고 계획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제스는 단호하게 반박한다. 그에 따르면 정부가 좋은 의도로 간섭하고 규제하지만 실제로 시장과 경제에 나타나는 결과는 다르다. 오히려 이전보다 상황을 악화시킨다. 여기서 정부는 잘못을 인정하고 잘못된 정책을 멈추는 게 아니라 더 많은 간섭과 규제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이는 더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정부는 규제와 간섭을 더 늘리게 된다. 그러다 보면 결국 정부가 모든 것을 계획하고 통제하는 사회로 간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과 관련된 주장도 주목할 만하다. 미제스는 간섭하지 않는 시장이 정한 수준 이상으로 최저임금이 정해지고, 실업자에 대한 혜택을 늘리고, 새로운 공공사업을 착수하는 방법으로 임금소득자의 손에 더 많은 돈을 쥐여주면 필연적으로 대량 실업과 인플레이션의 재앙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고 경고한다.

그는 이렇게 썼다. “좋은 정부가 국민들의 물질적 행복을 개선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새로운 자본의 점진적 축적과 생산기술 방법의 개선을 위한 활용에 아무런 장애가 없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보존하는 것뿐이다. 모든 사람들의 임금을 영구적으로 올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1인당 자본투자량을 늘리고 생산방법을 개선함으로써 노동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다.”

책을 번역한 안재욱 경희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제스는 이미 70여 년 전에 소득주도성장이라는 것은 허구라고 지적했다”며 “정부의 간섭과 통제로 곳곳에서 위기 신호가 쏟아지고 있는 지금이 그의 목소리를 들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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