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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파괴 통해 금융 넘어선 사업모델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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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원철 우리금융그룹 디지털총괄(CDO·상무·사진)은 “디지털 시대에 금융회사는 자기 파괴를 통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해야 생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황 상무는 21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디지털 비즈니스 포럼 2019’에서 “디지털 기술의 발달과 핀테크(금융기술)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의 등장으로 소비자가 은행을 접하는 방식이 바뀌고 있다”며 “금융회사가 소비자와 직접 접점을 두는 전통적 방식은 끝나가고 핀테크 또는 정보기술(IT) 기업을 통한 소통이 중요한 시대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달 시작된 오픈뱅킹을 통해 핀테크 기업은 금융사와의 별도 제휴 없이도 금융사 고객 정보와 결제망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며 “은행들 사이에선 사상 최대 위기가 온 게 아니냐는 불안감이 돌고 있다”고 덧붙였다.

황 상무는 우리금융그룹의 혁신사례도 소개했다. “예산과 인사는 물론 상품개발 및 평가의 자율성까지 부여한 독립조직인 ‘은행 속 은행’ 제도를 통해 금융사 관행을 탈피한 혁신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황 상무는 “공급자 중심에서 고객 중심의 소비자 서비스 전달을 위해 빅데이터 분석 기반의 개인별 맞춤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우리원(WON)뱅킹’을 지난 8월 출시했다”며 “스타트업과 제휴해 생태계를 확장하는 것은 물론 비금융 유망기업에 대한 직접 투자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내 제도 및 문화를 개선해 사내벤처를 육성하는 한편 베트남에 세운 디노랩을 중심으로 싱가포르, 방글라데시 등 동남아시아 핀테크 업체에 대한 투자와 협력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진상욱 AT커니 부사장은 “디지털 무한경쟁 시대에는 차별화된 고객 경험 제공과 독점적인 생태계 구축 여부가 금융사의 명운을 갈라놓을 것”이라며 “헬스케어와 금융을 연계한 독립적인 생태계를 꾸려 신규 소비자를 늘린 싱가포르 최대은행 DBS와 같은 혁신사례가 아직 국내 금융계에선 보이지 않는다는 점은 아쉬운 현실”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국내 금융사들도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개발해내려면 산업 간 경계를 뛰어넘은 개방형 혁신으로 생태계 조성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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