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컨설턴트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일부는 방송으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전문가들은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 같은 성공한 정치평론가를 꿈꾸며 정치 컨설팅업계에 무작정 뛰어들었다가는 현실의 높은 벽에 부딪힌다”고 지적했다. 컨설턴트에게 중요한 건 ‘말을 잘하는 능력’이 아니라 정확한 흐름을 포착해 이슈를 선점하는 분석 능력에 있다는 설명이다.
15일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에 따르면 종합편성채널(종편)과 보도전문채널에 정치평론가 등이 출연하는 것은 10회 중 한 번꼴로 나타났다. 민언련은 지난 3월 6일~4월 30일 종편 4사 및 YTN의 18개 시사 및 뉴스 프로그램의 대담 코너에 출연한 패널을 분석했다. 이 결과 전체 3016회 패널이 출연했으며, 이 중 정치평론가는 248회(8%)에 그쳤다. 연구소 출신 인물이 122회(4%) 출연했고 단체대표는 36회(1%), 기타는 153회(5%) 등이었다.
정치컨설턴트의 방송 출연이 대학교수(474회·16%)의 절반 수준에 그친 셈이다. 직업별로는 언론인이 912회(30%) 출연해 방송 패널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정치인과 변호사도 각각 539회(18%), 532회(18%) 출연했다.
정치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는 한 정치 컨설턴트는 “출연료가 1회에 수십만원 수준으로 여러 번 겹치기를 하면 ‘돈이 된다’는 인식이 퍼져 변호사나 언론인, 교수들도 방송에 뛰어들었다”며 “인맥이 약하면 출연 기회를 얻는 것조차 힘들다”고 귀띔했다. 그는 “방송사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인물을 선호해서 쏠림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베테랑 정치 컨설턴트들은 정치평론가의 화려한 모습만을 보고 섣불리 업계에 뛰어드는 것은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황인상 P&C정책연구소 대표는 “정치에 대한 자신의 주관이 컨설팅 능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며 “나름의 여론조사 기법과 과학적 분석 도구를 사용하는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시영 윈지코리아컨설팅 대표도 “정치는 복합 예술인만큼 제대로 컨설팅하려면 다양한 경험과 능력을 두루 갖춰야 한다”고 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