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시민 교육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과연 우리는 어느 나라 사람인가라는 의문을 갖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이 ‘저는 00(국가) 사람입니다’라고 대답할 것이다. 하지만 조금 더 시야를 넓히면 어떨까? ‘세계 시민’,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용어다. 세계 시민이란 지구상 어느 특정 국가의 국적에서 벗어나 전체 세계 인류의 구성 개체로서의 시민을 의미한다. 우리는 세계 시민으로서 갖춰야 할 자세가 있다.
얼마 전 스위스 루체른에 1333년에 지어진 성벽에 한글로 낙서가 된 사실이 공개되면서 많은 누리꾼의 반발을 샀다. 누리꾼들은 ‘문화재를 훼손한 것이 한국인이라는 사실이 너무 창피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우리나라에서도 부산 금정산 일대 문화재 네 곳 등에서 낙서가 대거 발견돼 문화재 보호법 위반으로 70대 노인이 입건됐다. 나도 여행 중 외국과 우리나라 유명 관광지에서 문화재 낙서를 많이 보았다. 낙서하는 사람에게는 기념의 의미가 될 수 있겠지만 문화재 낙서는 국가 이미지 훼손뿐만 아니라 오래전부터 보존돼온 문화재를 파괴하는 일이다.
외국인의 차별도 시민의식에 어긋나는 일이다.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인종차별을 하는 경향이 있다. 문화 사대주의적 태도로 우리 문화보다는 다른 문화를 더 인정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같은 의미를 가진 우리말 즉, 고유어를 사용하지 않고 외국어를 사용한다. 외국어 남용 사례로는 승강기를 엘리베이터라고 하며 심지어는 공공기관에서도 남용하고 있다. 최근 뉴스에 회자되는 단어를 보자면 ‘규제 샌드박스’는 ‘규제 유예 제도’, ‘스튜어드십 코드’는 ‘투자자 행동지침’, ‘제로 페이’는 ‘소상공인 수수료 지원 정책’으로 바꿔 부를 수 있다.
KTV 국민 방송 시민 인터뷰에 따르면 ‘정책을 고유어로 표현하면 이해가 더 잘 될 것’ ‘고령화 속도가 점점 빨라지는 추세인데 어르신들은 알아듣기 힘드실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또한 이주 노동자, 결혼 이주민들을 보면서 피부색으로 판단하기도 한다. 이들도 우리와 같은 인간이지만 우리나라보다 못사는 나라라고, 우리나라보다 잘 사는 나라에서 왔다고 차별하는 사람이 많다. 지구촌 시대에 우리는 민간 외교관으로 수많은 이웃과 지구를 공유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또한 올바른 세계 시민 의식을 갖고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어 가야 한다.
정유정 생글기자(성의여고 2년) yjung100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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