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곳곳에서 위안부 피해자의 아픈 진실을 알리고 기억하려는 움직임이 퍼지고 있다.
오는 27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버지니아주에서는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이 개최된다.
이번에 설치되는 소녀상은 미주 지역에 설치되는 5번째 소녀상으로, 지난 2016년 11월 워싱턴DC에 도착했지만 일본 측의 방해로 마땅한 자리를 찾지 못해 창고에 보관돼왔다.
이후 한 한인 건물주가 장소를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워싱턴DC인근 버지니아주의 애넌데일에 자리를 잡게 됐다.
소녀상의 크기는 가로 200㎝, 세로 160㎝, 높이 123㎝로 서울의 옛 주한 일본대사관 맞은편에 있는 소녀상과 같은 크기다.
우리의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진실을 알리는 또 다른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서울 성동구에서 의류업을 하고 있는 한세연 씨(34·여)는 "위안부 피해자와 관련된 역사는 우리나라 사람들 뿐만 아니라 전세계인이 함께 기억해야 한다"면서 "외국인의 출입이 잦은 국제공항에 설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본이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독도에 소녀상을 설치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대학생 최혁진 씨(26)는 "위안부 피해자 사건을 두고 일본은 제대로된 사과를 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은 우리나라 땅인 독도가 일본의 땅이라고 우기는 '적반하장'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독도 영유권과 위안부 사건에 관한 메시지를 동시에 전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의견을 냈다.
특정 장소에 소녀상을 설치하는 것도 좋지만 일상 속에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를 기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서울 강남구의 무역회사에서 일하는 김종은 씨(31)는 "어디서나 꺼내 볼 수 있도록 휴대하기 편리한 화폐나 기념품으로 만들면 의미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화폐에 들어가는 인물은 우리가 특별히 기억해야할 인물들 아니냐"라면서 "한국에 여행온 외국인들도 화폐 속 소녀상을 보면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리나라를 외국에 알리는 활동을 하고 있는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시민들이 위안부 할머니를 기리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는 것은 환영할 일"이라면서 "다만 국제공항이나 독도에 소녀상을 설치하는 것은 외교적인 문제가 있어 조심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선은 소녀상을 설치할 수 있는 장소에 세우며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의 아픈 역사를 알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대화를 통해 국제적인 장소나 역사적인 의미가 있는 곳에 설치하는 방안도 노력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기념품을 제작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기념품 판매 수익금을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상업적인 목적이 아닌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단체 등에 기부하는 등 공익적으로 사용된다면 바람직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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