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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심 구속, 하드디스크 은닉이 발목 잡았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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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심 교수가 검찰 수사가 시작된 지 58일 만에 구속됐다.

송경호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4일 0시 20분께 딸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관련 투자, 증거인멸 의혹 등 총 11개 범죄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이 청구된 정경심 교수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은 "증거인멸 등 혐의 상당부분이 인정된다"며 구속영장 발부 이유를 밝혔다.

정경심 교수 측은 모든 의혹을 부인하며 뇌종양·뇌경색 등 건강 문제 등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법원에서는 범죄 중대성을 고려해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정경심 교수 법률대리인 측은 사모펀드 관련 혐의는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 측의 잘못을 정 교수에 덧씌운 것이라고 맞섰다. 딸의 입시문제 역시 딸의 인턴 활동 및 평가가 향후 재판 과정에서 해명될 것이라고 항변했다.

하지만 정경심 교수가 검찰이 수사를 착수한 직후 자산관리인을 시켜 PC 하드디스크를 은닉하는 등의 시도가 법원이 증거인멸 행동을 한 것으로 판단한 배경이 됐다.

검찰이 조국 전 장관과 관련해 전방위 수사를 받은지 58일만에 정경심 교수가 구속되면서 수사의 최대 분수령을 넘겼다는 평가도 있다. 법원이 정 교수의 혐의가 어느 정도 소명됐다고 판단해 영장을 발부한 만큼 검찰 수사의 정당성 논란도 일단락 될 것이란 관측이다.

정경심 교수가 구속되면서 검찰이 조 전 장관을 직접 조사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조 전 장관은 기자회견, 청문회 등을 통해 자녀들의 입시 비리 의혹, 사모펀드 의혹 등과 관련해 "모른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이 정 교수에게 적용된 혐의 중 상당 부분을 알고 있었거나 관여했다는 의심을 하고 있다.

특히 두 자녀의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증명서 허위 발급 의혹은 조 전 장관이 당시 공익인권법센터에 몸담고 있었던 만큼 직접 조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경심 교수는 이날 오전 10시 10분에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해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 50분까지 영장실질심사를 받았다. 점심시간을 제외하면 6시간 50분 동안 심문이 진행된 것.

심문을 마치고 나선 정경심 교수는 오전과 달리 오른쪽 눈을 붕대로 가리고 그 위에 안경을 쓰고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정경심 교수가 구속영장 발부 결과가 나올 때까지 서울 구치소에서 대기하는 동안 서울중앙지법과 검찰청이 있는 서초동에서는 정 교수를 지지하는 집회와 그의 구속을 요구하는 집회가 각각 열렸다.

'사법적폐청산 범국민 시민연대'(이하 시민연대) 주최로 진행된 정경심 교수 응원 촛불집회는 이날 오후 9시부터 서울중앙지검 앞 반포대로 4개 차로 100여m 구간에서 열렸다.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촛불과 함께 '무사 귀환' '조국 수호'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정경심 교수님 힘내세요' '검찰을 개혁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시민연대는 매주 토요일마다 서초동, 여의도에서 검찰 개혁을 촉구하고 조 전 장관을 지지하는 집회를 열어왔다. 이전까지 주중 집회는 진행하지 않았지만 검찰이 정 교수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긴급 촛불집회를 열었다.

보수단체들의 맞불 집회도 있었다.

자유연대, 반대한민국세력 축출연대, 행동하는 자유시민 등은 이날 오후 4시께부터 서울중앙지법 인근 도로에서 집회를 열고 "법원은 정 교수를 구속해 사법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검찰은 영장 혐의에는 제외됐지만, 조국 전 장관의 5촌 조카 조 씨가 8월 사모펀드 투자처인 더블유에프엠(WFM)에서 횡령한 13억원 중 5억원 이상이 정경심 교수 측에 흘러 들어간 정황 등에 대해서도 추가 수사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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