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0월 21일 10:45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10월21일(10:45)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여성 속옷 ‘비비안’ 브랜드로 유명한 남영비비안 인수전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속옷업계의 경쟁사인 쌍방울이 선정됐다.
쌍방울은 21일 공시를 통해 남영비비안의 경영권 매각 입찰에 광림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가해서 매각주간사 라자드코리아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음을 통보받았다고 발표했다. 쌍방울과 컨소시엄을 구성한 광림은 코스닥에 상장된 크레인·특장차 기업으로 쌍방울의 최대주주(18.0%)다.
쌍방울·광림 컨소시엄은 남영비비안 측과 최종 협의를 거쳐 내달 15일께 남석우 남영비비안 회장(지분율 23.79%)을 비롯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 75.88%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서울 서빙고동에 본사를 둔 남영비비안은 1957년 설립되어 1976년 일찌감치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유서 깊은 여성 속옷 회사다.
이 회사의 매출액(연결 기준)은 2017년 2074억원, 2018년 2093억원, 작년 2061억 등으로 꾸준한 편이지만 2017년에는 영업손실 19억원을 냈다가 작년 4억8000만원 이익으로 돌아섰으나 작년에 다시 39억원 영업손실을 보는 등 이익률 저하로 고전하고 있다.
주요 매출은 브래지어 등으로 잘 알려진 비비안 브랜드(28.34%) 등 여성용 파운데이션 란제리 부문(85.06%)에서 발생한다. 이외에 비비안, 판도라 등 스타킹 부문 매출이 14.27%가 있다. 일부 수출도 하고 있지만 대부분 매출은 국내에서 발생한다.
올 상반기에도 상황은 개선되지 않았다. 매출액은 10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 줄어들었고 1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으나 43억원 당기순손실을 보는 등 부진했다. 남영비비안은 지난 반기 보고서를 통해 “내수 위주 산업이자 노동집약적인 섬유 봉제 산업의 특성상 생산 비용이 증가 추세에 있으며 다품종 소량 생산에 따라 비용절감과 큰폭의 수익창출 요소를 찾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부진 원인을 설명했다.
남영비비안은 또 “장기화된 내수 경기 침체의 영향을 받아 여성 내의류 시장도 침체”되어 있고, “전통적으로 여성 내의류 시장은 시장진입이 어려웠으나 최근 신규업체들이 해외 브랜드의 수입을 통해 시장진입을 시도하고 있어 포화상태의 시장 내에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사를 인수한 쌍방울 역시 1963년 설립되어 국내 속옷업계를 선도하고 있는 전통 있는 회사다. 1987년 자체 브랜드 ‘트라이’를 내놓아 시장점유율을 크게 높였다.
쌍방울의 작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한국패션협회는 국내 내의산업 시장 규모를 2016년 기준 1조9000억원 선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가운데 쌍방울이 강점을 가진 남녀 내의와 남영비비안이 주력하고 있는 여성 란제리류는 시장이 서로 다른데, 양쪽이 각각 어느 정도인지를 추정한 수치는 없다. 쌍방울은 다만 주요사의 금감원 감사보고서 매출액을 기준으로 전체 시장에서 쌍방울·신영와코루·남영비비안·BYC·좋은사람들이 전체 내의시장의 44%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쌍방울의 점유율은 7.5%라고 밝혔다.
쌍방울의 이익률도 높은 편은 아니다. 작년 기준 쌍방울의 매출액은 1016억원에 이르렀지만 영업이익은 5억6400만원에 불과했다. 2017년에는 매출액 1096억원, 영업손실 216억원을 기록했다.
쌍방울·광림 컨소시엄이 남영비비안을 인수하게 되면 쌍방울로서는 그동안 브랜드 인지도가 낮았던 여성용 속옷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게 된다. 또 쌍방울이 집중하고 있는 “고부가가치 디자인 중심 상품, 차별화된 신소재 상품의 영역 확대 전략”에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양쪽 모두 이익률이 낮은 만큼, 규모의 경제를 확보해 이익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전략을 어떻게 구사하느냐가 인수전의 성공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오전 공시가 나온 직후 남영비비안 주가는 급등했다. 오전 10시40분 기준 직전 종가 대비 13.32% 오른 2만3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