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3년간 편의점 시장에서 ‘간판 전쟁’이 일어날 전망이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급증한 편의점 가맹점이 본사와 맺은 5년간의 가맹계약이 종료되기 때문이다. 재계약을 앞둔 점포가 대거 쏟아질 것에 대비해 편의점 본사는 이들 점포에 자신의 브랜드를 달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에 따르면 2013년 한 해 편의점 수는 300개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듬해인 2014년에는 1161개로 크게 늘더니 2015년 2974개, 2016년 3617개, 2017년 4213개가 급증했다. 본사와 편의점주가 맺는 가맹계약 기간은 통상 5년이다. 2014년 계약한 곳들은 올해 계약이 끝난다. 계약이 끝나는 점포 수는 2022년까지 계속 늘어나게 된다.
신규 출점이 점점 어려워지자 편의점 본사는 계약이 끝나는 점포를 잡는 ‘자유계약(FA) 유치’ 경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2017년까지만 하더라도 편의점들은 웃돈을 줘야 하는 FA 점포 유치보다 신규 출점에 집중했다. ‘편의점 옆 편의점’이 생긴 배경이다. 이 과당경쟁이 사회적 문제가 되자 지난해 말 편의점 본사들은 근접 출점을 스스로 자제하는 ‘자율 규제안’을 발표했다. 담배 소매점 간 제한 거리(100m) 안에서는 브랜드에 관계없이 편의점을 새롭게 열지 않기로 했다. 이 때문에 신규점 출점이 과거보다 어려워지면서 FA 유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일단 유리한 쪽은 빅2인 CU와 GS25다. 가맹점주 지원책이 잘 돼 있고, 이들을 유치할 자금도 넉넉하기 때문이다.
재계약 점포를 유치하기 위해 편의점 본사는 각종 인센티브를 지급한다. 일시금으로 지급하는 현금이 대표적이다.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까지 다양하다. 영업 지원금이라는 명목으로 매달 현금을 지급하기도 한다. 상품을 많이 파는 ‘알짜’ 점포에는 수익 배분을 기존 브랜드보다 유리하게 제안해 끌어올 때도 있다. 평균적으로 수익의 70%가량이 점주 몫인데, 자사 간판을 달기 위해 재계약할 때 이 비율을 90%까지 올리는 사례도 있다고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최근 이어지는 일본 불매운동도 CU와 GS25에 유리한 변수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브랜드를 외면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겹쳐 미니스톱 같은 편의점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들 편의점 브랜드 점주의 ‘간판 이탈’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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