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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의 일본경제 워치] 시진핑에게 '눈도장' 찍으려는 일본 로봇 업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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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주요 산업용 로봇 제조업체들이 잇따라 중국 충칭(重慶)에 각급 사업거점을 마련하고 나섰습니다. 내륙지역 개발을 강조하고 있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관심사를 고려해 일본 기업들이 부랴부랴 ‘눈도장’찍기에 나선 것입니다. 중국에서 사업을 안정적으로 확대해 나가기 위해선 중국 최고 권력자와 그 측근들의 비위를 맞추고, 그들과 밀접한 관계를 이어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일본 기업들이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중국 충칭에서 열린 ‘시장국제경제(市長國際??)고문단 회의’에 일본 로봇업계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여했습니다. 이나바 요시하루(?葉善治)화낙 회장, 가네하라 요시노리(金花芳則) 가와사키중공업 사장을 비롯해 미쓰이물산과 스미토모은행 고위급 인사들이 중국의 지방에서 열린 행사에 집결한 것입니다.

이 행사는 주최 측인 중국에서도 류허(??) 국무원 부총리와 천민얼(陳敏爾) 충칭시 당서기, 마윈(馬雲) 알리바바 창업자, 마화텅(馬化騰) 텐센트 회장, 리옌홍(李彦宏) 바이두 회장 등이 참석했고, 한국에서도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이 행사에 얼굴을 비치는 등 규모가 큰 국제행사이긴 했습니다. 하지만 로봇 업계 관계자들이 총출동한 일본 기업인들의 모습은 유독 눈에 띄었다고 합니다.

일본 기업들은 단지 행사에 고위 경영진이 참석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충칭에 로봇 제조 관련 각종 시설도 설립하고 나섰습니다. 가와사키중공업 충칭 공장부지 내에는 인공지능(AI)을 이용한 산업용 로봇의 용도를 확장하기 위한 최첨단 ‘용도개발 센터’가 새로 문을 열었습니다. 복잡한 움직임도 가능한 다관절 로봇도 충칭공장에서 생산하기 시작했습니다. 화낙도 지난달 말 충칭에서 로봇을 이용한 최신 제조시스템을 갖춘 ‘테크니컬 센터’를 가동했습니다. 모두 향후 중국 시장이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주목한 조치입니다.


이 같은 일본 대형 로봇 제조업체들의 적극적인 자세에 충칭시 정부도 만족하고 있다는 전언입니다. 충칭시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충칭의 성장을 중시하고 있다는 점을 일본 기업들에게도 지속적으로 강조했다고 합니다. 충칭은 상하이나 광둥성 같은 연안지역과 달리 개발이 늦은 내륙지역을 대표하는 도시라고 합니다. 중국 정부는 경제발전의 성과를 연안지역에서 내륙지역으로 확산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으며 충칭을 그 거점도시로 삼고 있다고 합니다. 시 주석은 측근으로 알려진 천민얼을 최근 충칭시 공산당 서기로 임명하면서 충칭 개발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이 같은 중앙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해외 기업을 유치해 지역 산업기반을 탄탄히 하겠다는 게 충칭시의 계획이라고 합니다.

일본 로봇 업체들이 향후 중국 중앙정계에서도 위상이 높아질 가능성이 큰 시 주석 측근 천민얼 충칭시 당서기를 통해 중국 로봇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해 나가려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 정치권에 잘 보이면 중국 사업을 확대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것입니다. 국제로봇연맹(IFR)에 따르면 중국 시장은 지난해 15만4000대의 산업용 로봇이 판매된 세계 최대시장입니다. 전 세계 로봇 설치량의 36%를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로봇 강국인 일본의 업체들도 중국을 중시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입니다.

시진핑 1인 지배체제, 홍콩의 민주화 움직임에 대한 중국 정부의 강경 대처 움직임 등으로 해외에서 중국 정치권에 대한 비판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일본 로봇업체 관계자들은 그런 정치적·윤리적 판단과는 별개로 중국의 현 집권층과 밀착하는 길을 선택했습니다. 이 같은 일본 기업들의 선택이 과연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됩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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