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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이 떠난다…해외투자 사상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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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이 떠난다…해외투자 사상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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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국내 투자가 다섯 분기 연속 내리막길을 걷는 가운데 해외 투자는 두 분기 연속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높은 노동비용과 세금, 각종 규제 등 반(反)기업 정책에 지친 기업들의 ‘한국 탈출’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올 2분기 해외직접투자액은 150억1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억6000만달러(13.3%) 증가했다. 지난 1분기(141억1000만달러)의 사상 최고치를 또다시 경신했다. 2017년 12.6%, 2018년 11.6% 증가한 해외투자는 올 상반기 30.4% 늘어나 급증세가 뚜렷하다. 특히 중소기업의 해외 이탈이 두드러진다. 올 상반기 중소기업의 해외직접투자액은 72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5.1% 증가했다.

국내 투자는 감소일로에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총투자(총고정자본형성) 금액은 올 2분기 149조6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0.4% 줄었다. 작년 2분기부터 다섯 분기 연속 마이너스다. 외국 기업이 한국에 투자한 금액을 뜻하는 외국인직접투자액도 올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45.2% 줄어든 56억1000만달러에 그쳤다.

최저임금과 법인세율 인상, 주 52시간 근로제 등으로 경영비용이 높아지고 공정거래, 산업안전, 화학물질 등 관련 규제가 쏟아지자 ‘한국에선 기업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신산업 진출을 가로막는 규제 장벽 탓에 국내에선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기 어려운 점도 ‘탈(脫)한국’에 일조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hr >
규제 족쇄·세금 압박에 '脫한국'…상속세 없는 싱가포르 투자 4배↑

현대자동차는 2017년 국내 승차공유 서비스 벤처기업인 럭시에 50억원을 투자했다가 1년도 안 돼 지분을 매각했다. 택시업계 반발과 공유경제 서비스 규제 때문이다. 그 후 현대차는 해외로 눈을 돌렸다. 지난해 동남아시아 최대 승차공유 서비스 기업인 그랩에 2억7500만달러 투자를 감행했다. 올 3월에도 비슷한 사업을 하는 인도의 올라에 3억달러를 투자했다. 한국은 지금도 승차공유 규제 벽이 높다.

기업들의 ‘한국 탈출’이 가속화하고 있다. 자유로운 신산업 진출과 낮은 법인세, 각종 투자 혜택 등으로 무장한 외국과 고비용·저효율 구조와 각종 규제가 날로 심해지는 한국의 경영 환경을 비교했을 때 ‘해외 투자가 이득’이라고 판단한 기업이 늘고 있는 것이다. 국내 기업 등의 해외직접투자는 올 들어 2분기 연속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반면 국내 투자는 작년 2분기부터 5분기 연속 내림세다. 정부가 친(親)노조·반(反)기업 정책 기조를 바꾸지 않으면 한국이 ‘투자 불모지’가 돼 고용·소비 등 경제 전반의 위기가 가속화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해외직접투자 사상 최대 기록 경신

27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수출입은행이 발표한 ‘해외직접투자 동향’을 보면 올 2분기 해외직접투자액은 150억1000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7억6000만달러(13.3%) 증가했다. 지난 1분기 44.9% 늘어난 141억1000만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는데 이를 또 넘어섰다. 해외직접투자는 국내 기업·개인이 해외 기업에 10% 이상 지분 투자하거나 생산공장 등을 짓는 행위를 말한다.

기재부는 “대기업의 글로벌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일례로 SK이노베이션은 지난 5월 중국에 배터리 공장을 신설하기 위해 5799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우선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의 해외 투자 증가 속도가 더 가파르다. 올 상반기 중소기업의 해외직접투자액은 72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5.1% 증가했다. 같은 기간 대기업 해외투자는 21.3% 늘었다. 올 2월 국내 공장 라인 일부를 베트남으로 이전하기로 결정한 가전제품 부품 제조 중소기업 A사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노동비용이 두 배 가까이 뛰어 해외 투자를 결심했다”고 전했다.

대기업 투자 역시 현대차 사례에서 보듯 한국의 기업 환경이 외국보다 비교 열위에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경우가 많다. 지난 2월 미국 냉동식품 기업 슈완스컴퍼니를 약 2조원에 인수한 CJ제일제당 역시 국내 식품산업 환경 악화를 이유로 꼽았다.

“반기업 정책 전면 수정해야”

전문가들은 ‘한국 탈출’ 가속화 현상의 핵심으로 반기업적 정책을 들고 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주 52시간 근로제 시행과 최저임금 및 법인세 인상 등으로 노동·경영 비용이 급격히 올랐다는 목소리가 크다”며 “반면 해외 주요국은 법인세 인하, 규제 완화 등 기업 친화적 정책을 펴고 있으니 해외 투자에 매력을 더 느낄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한국은 공유경제, 데이터, 핀테크 등 신산업 규제 장벽이 높은데 미국과 중국 등은 ‘신산업은 일단 허용한다’는 기조인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해외투자 증가와 함께 국내 투자가 추락하고 있는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총투자(총고정자본형성) 금액은 올 2분기 149조61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0.4% 줄었다. 지난해 2분기(-0.4%)를 시작으로 5분기 연속 마이너스다. 투자 감소가 경기 침체로 이어지고 이것이 다시 해외투자 증가로 연결되는 모습도 보인다. 업종별로 보면 올 2분기 금융·보험업 해외투자(52억2000만달러)는 35.2% 급증했다.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가와 기업들이 해외 기업의 지분 인수 등에 적극 나선 영향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해외 경기 여건이나 증시 상황이 우리보다 좋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서민준/성수영 기자 moran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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