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병원과 환자 유치 경쟁을 하는 경영 방식에서 벗어나겠습니다. 중증 희귀난치질환 치료 역량을 강화하겠습니다.”
지난 5월 취임한 김연수 서울대병원장(내과학교실 교수·사진)은 지난 23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경쟁을 넘어 대한민국 의료 발전을 이끄는 4차 병원으로 발돋움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서울대병원 진료부원장을 지낸 그는 2013년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신장이식수술을 받을 때 주치의를 맡았다.
올해는 서울대병원이 서울의대 부속병원에서 법인으로 독립한 지 40년 되는 해다. 김 원장은 이날 새로운 40년을 열기 위해 1차 병원(동네의원), 2차 병원(중소병원), 3차 병원(대학병원)과 다른 4차 병원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교육, 연구, 진료, 공공의료, 의료정책 등 모든 분야에서 고르게 발전하는 것이 목표다.
중증질환 진료와 연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증상이 가벼운 환자는 서울대병원이 아니라 동네병원에서 진료받도록 시스템을 바꿀 계획이다. 김 원장은 “진료부원장을 지내면서 동네병원으로 환자를 보내는 회송률을 3%까지 높였다”며 “이를 5~10%까지 높인다면 중증질환자에 집중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길 것”이라고 했다.
지역 국립대병원의 진료 수준을 표준화하기 위해 네트워크도 구축할 계획이다. 그는 “서울대병원의 진료·연구 표준을 지역병원과 공유하고 진료 능력을 높여 국민이 어디서든 대한민국에서 가장 좋은 진료를 받도록 하겠다”고 했다.
미래위원회를 구성해 10년 뒤 서울대병원을 준비하는 작업도 시작할 계획이다. 수직적인 조직문화를 수평적으로 바꾸는 것은 중요한 과제다. 김 원장은 “의생명연구원에 융합의학과를 신설해 기초과학과 임상의사를 연결할 것”이라며 “새로 만든 글로벌 인재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내년부터 세 명의 직원이 미국 영국 등으로 교육을 떠날 것”이라고 했다.
경기 시흥에 문을 열 배곧서울대병원은 당초 계획(500병상)보다 큰 800병상 규모로 지을 계획이다. 김 원장은 “부산 기장에 세울 중입자치료센터는 2024년부터 가동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곳을 통해 남부 지역 환자들을 치료하고 다양한 치료기법도 개발하겠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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