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법원에서 2심 법원의 민사소송 판결을 파기한 비율이 전년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반적으로는 고등법원 등의 판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하는 것이 맞지만 이번에는 한 해 동안 6000여 건의 재판을 신청한 ‘소송왕’ 때문으로 봐야 한다는 게 법조계의 설명이다.
19일 법원행정처가 발간한 ‘2019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대법원은 항소심 민사 합의사건 4071건 가운데 461건을 파기했다. 파기율이 11.2%로 전년(6.4%)의 두 배에 육박한다.
대법원은 민사사건 파기율이 급증한 배경으로 A씨를 꼽는다. A씨는 3년 전부터 각종 소송을 제기해왔으며 지난해 대법원까지 올라온 사건만 6131건이었다. 대부분은 인지대와 송달료 등을 내지 않아 각하됐으나 166건은 파기자판됐다. 파기자판은 사건을 고등법원으로 돌려보내지 않고 대법원이 직접 결론을 내는 것인데 통계상으로는 파기로 분류된다.
대법원 관계자는 “A씨 때문에 통계가 왜곡되면서 하급심이 잘못된 것처럼 보인다”면서도 “A씨의 소송을 막을 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답답하다”고 말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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