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중소 협력사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는 자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직접 나서고 있다. 강점인 유통망을 활용해 협력사들의 판로 확보에 도움을 주고 경영지원 컨설팅도 제공하고 있다.
롯데는 8050억원 규모의 ‘상생펀드’를 운영하고 있다. 롯데 출연금의 이자를 활용해 협력사의 대출 이자를 감면해주는 프로그램이다. 현재 720여 개 협력사가 이 혜택을 보고 있다. 롯데백화점, 롯데건설, 롯데케미칼, 롯데홈쇼핑, 롯데제과 등과 거래하는 협력사들이 이 프로그램의 추천을 받아 은행 대출을 받을 경우 기준금리에서 1.1~1.3%포인트를 추가로 우대한다. 2010년 기업은행과의 협력으로 처음 조성됐고 제휴 은행을 넓혀가고 있다.
롯데는 납품 대금을 조기에 현금화할 수 있는 ‘상생결제’를 시행하고 있다. 지난해 8월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과 협약을 통해 도입했다. 대기업이 상환청구권이 없는 채권을 발행하고, 조기 현금화를 원하는 협력사들이 대기업 수준의 낮은 할인율로 납품대금을 조기에 현금화할 수 있는 제도다. 롯데 대부분 계열사가 기존 대금결제 중 현금결제를 제외한 신용결제를 상생결제로 전환했다.
롯데는 지난 7월 양파가격 폭락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가를 지원하기 위한 ‘양파데이’ 행사도 열었다. 숫자 8이 양파 2개를 묶은 형태와 비슷하다는 데서 착안해 양파데이를 8이 포함된 일자인 매월 8, 18, 28일로 정했다. 이날은 롯데 계열사의 모든 구내식당에서 양파 중심의 식단을 제공했다. 양파데이를 통해 매달 50만t의 양파가 소비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는 창업 생태계 조성에도 나서고 있다. 2016년 2월 설립한 ‘롯데액셀러레이터’를 통해서다. 법인 설립 자본금 150억원 중 신동빈 회장이 50억원을 사재 출연했다. 초기 벤처기업을 선발해 종합지원하는 프로그램인 ‘엘캠프(L-Camp)’가 대표적인 사업이다. 엘캠프에 선발되면 6개월간 창업지원금 최대 5000만원을 비롯해 사무공간, 전문가 자문 등을 받는다.
롯데 각 계열사는 협력사의 판로 확보를 돕고, 롯데하이마트는 정기적으로 ‘중소기업 기획전’을 열어 파트너사의 매출 증진에 나서고 있다. 롯데리아를 운영하는 롯데지알에스는 한국제과제빵협동조합 소속 중소기업에서 생산되는 ‘햄버거 빵’을 납품받고 있다.
롯데는 협력사의 자금 운용을 돕기 위해 추석 명절 연휴 전인 지난 10일 납품대금 7400억원을 조기 지급했다. 롯데의 납품대금 조기 지급은 2013년부터 명절마다 시행하는 정책이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