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승길이 JTBC 금토드라마 ‘멜로가 체질’에서 핵심 찌르기 선두주자로 떠오르고 있다.
유일무이한 감초 배우로 등극, 신선한 캐릭터로 안방극장을 주름잡고 있다.
먼저, 지난주 방송됐던 ‘멜로가 체질’ 9, 10회는 성인종(정승길 분) 매력이 한눈에 보이는 회차였다. 어느 하나 버릴 게 없는 대사와 제스쳐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극으로 끌어당겼다. 이에 성인종 매력 포인트를 다시 한 번 되짚어 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9회가 방영되기 전, JBC 드라마 국장실에서 손범수(안재홍 분)와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미리 예고편 쿠키 영상으로 방영됐다. 웃음 포인트를 잘 살린 덕에 본방송에 대한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본 방송에서는 범수의 캐스팅 건에 대해 “너 예고편 영상에 무플 한 번 당해볼래?”라며 현실적인 문제를 쉬운 예를 들어 말하는가 하면, “그리고 솔직히 네가 신원호 감독급은 아니지”, “너 대박친 것도 주말이었고, 미니는 그냥 그랬잖아, 솔직히”라며 밉지 않은 돌직구로 범수의 허를 찔러 은근한 압박을 주기도 했다.
또한, 김환동(이유진 분)과 단둘이 밥을 먹는 줄 알고 설레는 정혜정(백지원 분)의 산통을 깨는 장면도 큰 호평을 얻었다. 차 뒷좌석에 몰래 숨어 있다 “아 뭔 스테이크야”라며 깜짝 등장을 한 것. 이어 아무렇지 않은 태평한 모습으로 “입술 발랐어?”하는 장면은 여성 시청자들의 공감과 웃음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자연스러운 등장과 대사는 배우 정승길이였기에 가능했다.
이어, 여태껏 인종의 모습은 JBC 드라마국 국장인데도 불구, 여러 감독, 작가, 구내식당 영양사까지 편하게 그를 대하는 모습이 그려졌는데, 10회에서는 왜 그런지에 대해서 단번에 이해하게 하는 장면이 그려졌다. 혜정에게 “나랑 절 보러 가지 않을래?”라며 절에 데려가 본인의 위치와 지나온 세월에 대해 자연스레 이야기를 꺼낸다. 이 장면은 자칫하면 인종의 T.M.I(Too Much Information)으로 보일 수 있지만, 핵심은 임진주(천우희 분) 대본과 혜정의 대본에 비슷한 에피소드가 있다는 것을 말하기 위한 도움닫기였다. “젊었을 땐 사람들 전부 성격장애가 있다고도 생각해봤어”, “전부 그렇다는 건 장애가 아니라 그냥 다 다른 것뿐이더라고”라며 인생 띵언까지 언급하기도.
이로써 배우 정승길은 깨어있는 임원 역할을 잘 표현했을 뿐만 아니라 인생 명언 제조기로 급 떠오르고 있다. 본인의 포지션을 아주 잘 알고 있으면서도 직장 동료들에게 부담과 강압을 절제하고 자기반성이 빠른 캐릭터를 송곳처럼 파악했기에 섬세하고도 담백한 캐릭터가 만들어질 수 있었다. 시청자들에게 있어 배우 정승길이 ‘멜로가 체질’ 이전에 어떠한 연기를 해왔는지 다시 찾아보게 만드는 마력 또한 지니고 있다.
배우 정승길은 이미 오래전부터 극단에서 활동했으며 대학로에서는 이름 석자만 대도 어떤 배우인지 알 수 있을 정도로 입지를 탄탄히 굳혀온 배우다. 어떻게 보면, ‘성인종’이라는 역할은 정승길이 오랜 시간 다져온 연기 내공과 더불어 지나온 세월로 만들어진 캐릭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멜로가 체질’로 인해 대중들에게 얼굴이 본격적으로 알려지면서 앞으로 브라운관 속 그의 연기 행보에 더욱더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미라 한경닷컴 연예·이슈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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