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방 섬나라를 대영제국으로 이끈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1세는 1533년 9월 7일 아버지 헨리 8세와 어머니 앤 볼린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는 이복 자매인 메리 1세의 뒤를 이어 1558년 25세의 나이에 영국 여왕에 즉위했다.
엘리자베스 1세는 당시 강대국인 스페인의 무적함대(The Invincible Armada)를 격파한 여왕으로 유명하다. 해상권 장악을 놓고 오랫동안 관계가 악화됐던 영국과 스페인은 결국 1588년 전쟁을 벌였다. 영국을 호시탐탐 노리던 스페인의 펠리페 2세는 대형 대포 등으로 중무장한 130척 규모의 무적함대에 공격 명령을 내렸다. 영국 해군은 수적으로 열세였지만 해적 출신인 프랜시스 드레이크의 맹활약과 폭풍우 등 영향으로 승리를 거뒀다. 이를 계기로 엘리자베스 1세는 동인도회사를 통해 세계 곳곳에 식민지를 개척하고 해외 교역에 적극 나서는 등 ‘해가 지지 않는 대영제국’의 기틀을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재임 기간 영국의 문화 발전도 이끌었다.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문학과 프랜시스 베이컨의 철학이 꽃피운 시기다. 문학과 예술에 조예가 깊었던 그는 예술가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나는 국가와 결혼했다”는 명언을 남긴 엘리자베스 1세는 평생 독신으로 지냈다. 70세이던 1603년 3월 후손을 남기지 않고 숨을 거뒀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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