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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으로 급조한 '알바 일자리'만 100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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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세금으로 만드는 직접 일자리가 다음달 100만 개를 넘어선다. 대부분이 월급 100만원을 밑돌아 ‘알바’로 불리는 단기 일자리다. 경기활력 둔화와 최저임금 급등 등의 여파로 악화된 고용상황을 혈세를 투입해 땜질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21일 “추가경정예산이 이달부터 집행됨에 따라 늦어도 다음달에는 재정지원 직접 일자리가 100만 개를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애초 정부는 올해 3조7713억원을 들여 96만3000개의 직접 일자리를 창출할 예정이었다. 여기에 추경 일자리 예산 2434억원이 더해지면서 5만7000개의 직접 일자리가 추가됐다. 예산 4조147억원으로 102만 개의 단기 일자리가 만들어진다.

당장 정부는 추경으로 일자리 창출에 전력을 쏟는 분위기다. 보건복지부는 ‘노인 일자리’ 3만 개, 행정안전부는 ‘지역공동체 일자리’ 4000개, 고용노동부는 ‘신중년 사회공헌활동’ 3000개 등의 할당 목표를 다음달까지 채울 계획이다.


정부는 “시장에서 일자리를 찾기 어려운 이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게 정부 책무”(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라고 주장한다. 문제는 증가 속도와 일자리의 질이다. 2017년까지 60만 개에 머물던 직접 일자리는 2년 만에 40만 개가량 늘어났다. 예산 증가세도 과속이다. 지난 10년간 매년 2조원대이던 관련 예산은 지난해 3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올해 4조원을 넘겼다.

일자리 질도 기대에 못 미친다. 전체 직접 일자리의 63%는 노인 일자리로, 월 급여가 60만원도 채 되지 않는다.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47만 명은 1주일에 2~3회, 하루 2~3시간씩 일하고 월 27만원을 받는다.

도우미·지킴이…일자리 이름 달라도 중복사업 수두룩

각 부처가 국정 기조에 맞춰 경쟁적으로 일자리 사업을 쏟아내다 보니 중복되는 사업도 많다. 올해 1만7명이 참여하는 경찰청의 ‘아동안전지킴이’ 사업은 노인일자리 사업의 세부 항목인 교통안전지킴이와 비슷하다. 고용노동부의 신중년사회공헌활동 역시 참가 대상과 활동 내용이 노인일자리와 큰 차이가 없다. 산림청의 산림서비스 도우미와 환경부의 환경지킴이도 일부 내용이 겹친다. 세금으로 월급을 주는 일자리를 늘리겠다고는 했는데 수요처를 발굴하기가 어려운 탓이다. 한 부처 관계자는 “국정 감사 등을 통해 벌써 수년째 중복된다는 지적을 받고 있지만 역대 어느 정부든 일자리 늘리기를 최우선 과제로 하는 만큼 사업을 없애거나 줄이자는 얘기는 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창출한 일자리지만 집계에 포함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대졸자 4000명에게 월 158만원씩 지급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청년 기술이전전담인력(TLO) 사업’이 대표적이다. 대상이 취약계층이 아니라는 이유로 직접일자리로 집계되지 않는다. 고용부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 사업까지 감안하면 세금으로 만들어진 일자리의 전체 규모를 산정하기는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일자리사업 규모가 커지고 복지 성격이 강해지면서 경기 침체기에 더 큰 부담으로 돌아올지 모른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책연구원 관계자는 “금융위기 때 도입됐던 희망근로 사업처럼 선진국에서 정부 직접일자리는 경기 침체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사용되는 수단”이라며 “비정상적으로 재정 일자리사업 규모가 커지면 침체기에 사용할 선택지가 줄어든다”고 지적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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