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시작으로 아우디, 포르쉐, 캐딜락 한국법인장 잇따른 교체
-침체기 수입차 시장에 새로운 수완 발휘 요구돼
올해 들어 국내 수입차 회사들의 CEO 교체가 잇따르고 있다. 수입차가 화려했던 중흥기를 지나 침체기를 맞이한 가운데 새 수장들은 무거운 사명을 떠안았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가장 먼저 새 CEO 선임을 발표한건 지난 4월 BMW코리아다. 한상윤 신임사장이 취임하며 19년간의 김효준 체제가 막을 내린 것. 한 사장은 조직 내 세일즈와 마케팅 총괄을 거치고 말레이시아 법인장까지 지낸 뒤 지난해부터 BMW코리아 CEO 역할을 맡았다. 그는 1년여 간 대표이사 승계를 위한 준비를 차곡히 진행해 왔으며 올해 본격적으로 시험대에 올랐다.
인사권을 쥐고 있는 BMW 독일 본사가 해외 인물이 아닌 한국법인 출신의 한 사장을 선택한 이유는 명백하다. 급격한 변화보다 안정적 내부 승계를 통해 한국 내 성장을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지난해 뜻하지 않게 발발한 대규모 화재 리콜, 이에 따른 판매급감 등의 악재는 신임 사장에게 브랜드 신뢰와 점유율 회복 등 시급한 과제를 떠안겼다.
같은 달 아우디코리아의 CEO 교체 소식도 들려왔다. 세드릭 주흐넬 사장이 폭스바겐 중국법인으로 자리를 옮기고 대신 현 싱가폴 아우디 총괄이 한국에 부임한다는 것. 회사는 지난 2016년 인증취소를 시작으로 현재까지도 정상적인 영업 활동에 애를 먹고 있다. 또 주흐넬 사장이 지난 2017년 공언한 올해 13종의 신차 출시 계획 중 실현된 것은 아무것도 없는 상태다. 신차 출시일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소비자들의 불신이 팽배한 가운데 새 CEO가 어떠한 역할을 해 줄지 기대보다는 의문이 커진다.
2003년부터 혼다코리아를 이끈 정우영 사장은 대표이사 회장으로 직을 바꿨다. 회사 지분을 보유한 만큼 경영 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나기 보단 감독 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경영상 주요 결정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새 사장은 모터사이클 부문과 자동차부문을 모두 거치며 회사의 성장을 함께한 이지홍 상무다. 혼다코리아는 침체기를 맞이한 올해 수입차 시장에서 드물게도 판매 목표치를 자신있게 내밀었다. 자동차 부문 1만1,000대, 모터사이클은 2만5,000대의 실적을 내겠다는 공언은 새 체제의 행보가 주목되는 배경이다.
이어 포르쉐와 캐딜락 한국법인도 CEO 교체를 예고한 상태다. 마이클 키르쉬 포르쉐코리아 사장은 3년여 간의 임기를 마치고 일본 법인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김영식 캐딜락코리아 사장은 일신상의 이유로 직을 떠난다. 두 브랜드 모두 지난해와 올해까지 판매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태며 후임은 미정이다.
경영체제 개편으로 야심차게 새 출발을 알린 각 사지만 상황은 과거와 크게 달라졌다. 시장의 성장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진단이 일찍부터 제기됐고 특히나 올해는 인증 대란으로 기존 점유율을 지키기도 녹록치 않아 마이너스 성장까지 예측된다. 기존 수입차 CEO들에게 '0순위'로 요구됐던 판매 및 서비스네트워크 증대만을 기대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얘기가 곳곳에서 들려온다.
과거 한국에서는 '수입차=외제차=고급'이라는 인식이 있어왔다. 그러나 수입차 보급률이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이러한 공식은 깨진 지 오래다. 또 정보 획득 경로가 훨씬 다양해진 만큼 수입차를 바라보는 소비자의 시각은 보다 전문적이고 엄격해지고 있다. 때문에 더 이상 상품성 있는 신차의 발 빠른 도입과 A/S 품질 향상은 수입사 역할의 전부가 아니다. 이제는 한국에서 브랜드가 생존할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을 제시해야하며 이것이 현 국내 수입차 수장들에게 요구되는 제 1과제다.
김성윤 기자 sy.aut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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