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재 기자 / 사진 백수연 기자] 라미란과 이성경이 범인을 쫓는다.
영화 ‘걸캅스(감독 정다원)’ 언론시사회가 4월30일 오후 서울시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개최됐다. 이날 현장에는 정다원 감독, 라미란, 이성경, 최수영이 참석했다.
‘걸캅스’는 결혼 후 민원실 내근직으로 일하게 된 일명 ‘전설의 에이스 형사’ 미영(라미란)과, 초짜 형사 지혜(이성경)가 우연히 범죄 사건을 쫓게 되는 코믹 액션 수사극. 영화 ‘장기왕: 가락시장 레볼루션’으로 그 코미디 감각을 인정받은 정다원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그는 “제작사 대표님께 여성 콤비 형사물 이야기를 들은 게 3년 전”이라며, “그 기회가 나에게 왔고 어떻게 하면 재밌게 혹은 거칠게 그려낼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운을 뗐다.
경찰마저 포기한 디지털 성범죄 사건을 일망타진하기 위해 두 걸크러시가 뭉치는 것이 영화의 골자. 디지털 성범죄는 처벌이 미약하고 또 잡기도 어렵다고 알린 정다원 감독은, 한편 현재 공분을 모으고 있는 ‘클럽 버닝썬 사건’과 작품의 연관은 극히 꺼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와 관련 ‘걸캅스’에는 우준(위하준) 등이 클럽에서 만난 여성을 타깃으로 신종 마약을 이용, 성범죄 영상을 촬영해 이를 온라인상에 유포하기까지 한다.
정다원 감독은 “최근 사태에 대해 굉장히 안타깝게 생각 중”이라며, “유명 연예인이 연루된 일이기에 지금에 와서 이슈가 됐을 뿐 그 전부터 우리 모두 알고 있던 만연한 범죄”라고 했다. 더불어 “그 범죄를 두 주인공이 유쾌하고 통쾌하게 잡아내는 과정을 통해 경각심은 물론 통쾌한 형사물까지 함께 전해드리고자 했다”고 연출 주안점을 알렸다.
라미란이 결혼과 출산으로 꿈을 접고 경찰서 민원실 주무관으로 일하는 형사 미영을 연기했다. ‘걸캅스’는 배우 라미란의 첫 스크린 주연작으로, 영화 ‘소원’ ‘덕혜옹주’ ‘내안의 그놈’ 등에 출연해온 그는, 그간 총 48편의 영화와 29편의 TV 드라마를 통해 오직 라미란만이 해낼 수 있는 영역을 꾸준히 구축해왔다. 라미란은 “감회가 남다르긴 하다. 그래서 되게 떨린다. 영화를 어떻게 보셨는지 도리어 내가 질문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입을 열었다.
주연 배우로 우뚝 선 라미란은, 이날 감격에 겨운 듯 차분하면서도 또 떨리는 음성으로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에 응했다. 그는 “어쨌든 내가 걸어가야 할 길이라면 걸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에 대한 평가는 달게 받을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이성경은 꿈이 그리던 강력반 형사가 됐으나 잇단 사고를 친 후 민원실로 발령 난 초보 형사 지혜를 그려냈다. 이성경의 상큼한 매력은 ‘걸캅스’에서도 여전하다. 앞서 감독은 배우의 당당하고 시원시원한 모습이 지혜와 닮았다고 캐스팅 배경을 설명하기도.
특히 이성경은 동료 라미란과 마찬가지로 ‘걸캅스’를 통해 첫 스크린 주연을 맡았다. 지난해 개봉작 영화 ‘레슬러’ 이후 두 번째만이다. 또한, 공교롭게도 ‘레슬러’와 ‘걸캅스’는 모두 개봉일이 5월9일로 같다. 이성경은 “‘걸캅스’는 내게 큰 기회였다. 두 번째 만에 이렇게 큰 역할을 맡게 돼 너무 감사했다. 그래서 더 최선을 다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감독과 스태프 그리고 선배 라미란에게 공을 돌린 이성경은 또 한번 최선을 언급한 뒤, “다른 때보다도 그 어느 때보다도 무게가 많이 느껴진다”고 작품에 대한 책임감을 드러냈다.
개봉 전부터 그 유명세를 거하게 치른 ‘걸캅스’다. 공개 전임에도 불구, 미리 그 내용을 예측한 일부 누리꾼의 ‘유추’가 그 이유. 이에 가상의 ‘주요 장면’ ‘한 줄 평론’, 심지어 ‘감독 인터뷰’까지 ‘걸캅스’ 관련 모든 것이 유머로 소비되는 상황이다. 예고편과 줄거리만으로 영화 이미 다 봤다고 하는 일부 예비 관객에게 연출자는 어떤 이해를 구하고 싶을까.
먼저 정다원 감독은 “‘걸캅스’라고 해서 여성만을 위한 영화는 아니다. 남성 혐오적 시선과 남녀 젠더 갈등을 야기하는 영화는 여러분도 보셨다시피 정말 아닌 듯하다”고 일각에서 지적하는 ‘걸캅스’가 여권 신장을 의도하는 영화가 아니냐는 문제 제기에 답했다.
이어 “시나리오부터 감독 인터뷰까지 인터넷 예상은 나도 다 봤다. 되게 재밌게 봤다. 확실히 요즘 시대가 그런 거 같다”고 너른 마음을 선보인 그는, “(전개 등을 미리 예측한) 그분들이 영화를 봐주셨으면 좋겠다 어떻게 클리셰를 벗어날지 또 오그라들 때 어떻게 빨리 빠져나갈지를 많이 고민했다. 난 독립 영화 하다 온 친구라서 아직 때가 없다. 안심하고 보셔도 된다”고 ‘걸캅스’가 기존 버디물 여성물의 공식을 따르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라미란이 “혼자 2탄을 기획하고 있다. 거대한 거 말고 우리가 모르고 지나간 범죄를 또 잡으러 가고 싶다”고, 정다원 감독이 “이 영화가 잘돼서 2탄 3탄 더 만들 수 있는 기획물이 됐으면 한다”고 시리즈화를 기대한 ‘오락’ 영화 ‘걸캅스’는 5월9일 개봉한다.
bnt뉴스 기사제보 star@bntnews.co.kr
[BNT관련슬라이드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