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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빔]초소형 모빌리티의 '퍼스트-라스트' 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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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가용 이동 수요 점점 줄어들 것
 -대중교통 체계 관점에서 모빌리티 접근해야

 국내 육상수송교통 분담율에서 택시가 차지하는 비중은 2.9%다(2016. 국토교통부). 가장 많은 비중은 승용차이고, 그 뒤를 버스와 철도가 따르고 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최근 5년간 부담률의 변화 추세다. 국토부 육상수송 분담율에 따르면 2012년 55.2%에 달했던 자가용 비중은 2016년 54.3%로 줄었고 택시는 3.3%에서 2.9%로 내려왔다. 반면 버스는 24.9%에서 26.2%, 철도 또한 16.7%에서 2015년 15.1%까지 떨어졌다가 2016년 다시 16.6%까지 회복했다. 다시 말해 택시와 자가용 이동은 줄어드는 반면 철도와 버스 등의 대량수송 교통수단은 많이 활용된다는 뜻이다. 

 자가용과 택시의 수요가 줄어든 이유는 분명하다. 전용차선 확대로 버스 이동 시간이 줄었고 철도(지하철 포함) 노선이 증가하면서 자가용 운행의 필요성이 현격히 감소했기 때문이다. 힘들게 운전하며 이동하기보다 빠르고 편리한 버스 및 철도로 수요가 옮겨간 탓이다. 

 덕분에 자가용 이용거리는 해마다 줄고 있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주행거리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2년 국내 승용차 하루 평균 이용거리는 37.5㎞였지만 2017년에는 35.8㎞로 짧아졌다. 나아가 2017년 한국교통연구원이 2017년 내놓은 '제3차 택시 총량제도 수립기준 보완 및 개선방안 연구'에 따르면 택시가 하루 종일 운행되면서 이용자가 탑승한 거리를 의미하는 거리실차율은 조사대상 지역 144곳 가운데 92.3%가 목표에 이르지 못했다. 한 마디로 사업용이든 비사업용이든 승용차 이동은 자꾸 줄어든다. 

 이런 이유로 현재 택시는 일종의 퍼스트 및 라스트 이동 수단의 개념으로 좁혀지는 중이다. 집 앞에서 택시를 타고 버스 및 지하철 정류장으로 이동하거나 반대로 터미널이나 역에서 최종 목적지(집)까지 이동해주는 역할이다. 마을버스나 버스를 탈 수도 있지만 조금 더 편하기 위해 비용을 기꺼이 지불한다. 다시 말해 퍼스트 및 라스트 마일 개념에서 택시는 일종의 프리미엄 이동 서비스인 셈이다. 

 그런데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두 개의 바퀴가 달린 전기 이동 수단이 퍼스트-라스트 마일 시장에 도전장을 던지는 중이다. 전기 자전거와 전동 스쿠터 등이 역과 터미널 등에 배치돼 개인이 타고 집까지 이동한 후 그냥 동네 충전소에 세워두는 방식이다. 이 경우 누군가 다시 역이나 터미널을 갈 때 필요하면 이용한다. 크기가 작아 전기차 주차를 방해하지 않고 앱 기반이어서 도난 위험도 없다. 앱이 연동되지 않으면 바퀴가 회전하지 않거나 전력 자체가 모터에 공급되지 않아 이용 자체가 불가능하다. 

 그럼 이들의 평균 이동 거리는 얼마나 될까? 지난 2014년 LA 교통국이 내놓은 퍼스트-라스트 마일 계획 수립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주요 교통수단에 접근하기까지 도보는 800m, 자전거 및 스쿠터는 4.8㎞가 적정한 퍼스트-라스트 이동 거리다. 그래서 국내도 관련 모빌리티 창업이 적지 않다. 

 하지만 한국에서 '퍼스트-라스트' 마일을 위한 초소형 이동 수단 사업은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기본적으로 집에서 버스 또는 전철역까지 이동하는 거리가 미국처럼 길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대중교통이 그물망처럼 구축돼 있고 저렴한 마을버스 등이 이미 퍼스트-라스트 이동 수단으로 자리잡아 굳이 초소형 모빌리티를 이용할 필요성이 있느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그래서 대안으로 떠오르는 방안이 요금 연동제다. 현재 환승할인이 이뤄지는 제도 하에 초소형 모빌리티가 포함돼야 이용자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제안이다. 물론 요금을 연동시켜도 실제 초소형 이동 수단이 미국처럼 활용될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앞서 언급했듯 국내의 경우 퍼스트 및 라스트 이동 거리가 점차 짧아지는 추세여서다.    

 결국 새로운 모빌리티의 등장과 활용을 감안할 때 중요한 관점은 교통의 수요 이동이다. 초소형 모빌리티가 퍼스트-라스트 이동 수단에 포함되면 기존 교통수단의 이용율은 그만큼 하락하기 마련이다. 게다가 한국은 이미 인구대비 자동차 보급률이 1대당 2.2명에 달할 만큼 공급이 넘치는 곳이다. 최근 카풀 갈등이 일어난 것도 결국은 한정된 이동 수요를 두고 벌어진 이익 갈등이었음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만큼 국내 교통 체계 재편이 그리 단순하지 않다는 의미다. 

 따라서 카풀 문제 풀자고 사회적 대타협기구가 만들어졌으면 그 안에서 대중교통 체계의 전면 개편도 함께 논의돼야 한다. 새로운 이동 수단이 만들어질수록 이동 방식은 언제든지 달라질 수 있어서다. 대표적으로 드론 이동 시대가 도래하면 지금과 같은 교통 체계가 유지될 수 있을지 살펴야 한다는 의미다. 지금부터 대중교통 체계에 대한 전면 재편 논의를 시작해도 결과가 나오려면 한참인데, 논의조차 하지 못하는 것 저체가 이동 혁신에 뒤지는 일이니 말이다.    

권용주 편집장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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