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자동차 전장사업 진출을 위해 FCA 계열 부품사 인수를 타진하는 중이다. 이를 두고 IT 업계에선 삼성의 행보라는 점에서 여러 시각을 견지하지만 자동차업계는 이미 예상했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삼성'이란 규모와 브랜드를 감안할 때 자동차 전장사업 진출의 첫 걸음은 완성차기업의 1차 협력사로 올라설 수밖에 없는데, 그 어떤 완성차기업도 제 아무리 '삼성'이라고 1차 협력사로 받아들이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삼성'으로서도 진출 초기에 3~4차 협력사로 진입하는 건 브랜드 이미지에 어울리지 않는 만큼 이미 1차 협력사로 올라서 있는 부품기업을 인수할 것이란 예상은 어렵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삼성의 자동차 전장사업 진출에 대해 IT 기업의 행보로 해석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하지만 자동차업계에선 제조업의 또 다른 사업 분야 확장으로 보는 게 대부분이다. 구글이나 애플과 달리 삼성은 제조업 기반인 만큼 부품사 인수로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이유는 삼성이 구글 및 애플과는 다른 사업 구조를 가지고 있어서다. 예를 들어 구글은 제조업을 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자율주행차를 만든 배경은 미래 자율주행차의 인공지능, 즉 '뇌(brain)'를 만들어 공급한다는 전략 때문이다. 제 아무리 전기동력의 자율주행차 개발과 생산 과정이 전통적인 자동차기업이 해왔던 것에서 크게 줄었어도 일단 제조에 뛰어들면 판매가 보장돼야 하고, 그러자면 판매망도 갖춰야 한다. 다시 말해 제조에 따른 후속 투자가 적지 않게 진행돼야 하는데, 투자를 선행한 뒤 판매가 되지 않으면 손실은 불을 보듯 뻔하다. 게다가 오프라인에서 생산과 판매, 서비스까지 갖추려면 구글의 존립 기반을 흔들 만큼 투자 규모 또한 막대할 수밖에 없다. 실례로 테슬라가 13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는 것도 충전망의 걸림돌 외에 결국 개발, 생산, 판매, 서비스로 이어지는 네트워크를 감당하기 쉽지 않아서다. 개발과 생산은 할 수 있지만 판매와 서비스는 또 다른 투자 대상인 셈이다.
따라서 삼성의 부품기업 인수는 IT 기업의 제조업 진출이 아니라 제조업의 또 다른 제조업 진출이나 다름없다. 그러자면 부품기업 인수가 반드시 필요했고, 이 과정에서 완성차기업의 견제를 받지 않으려면 테슬라처럼 당장 완성차 제조에 나서지 않아야 한다. 삼성의 마그네티 마렐리 인수가 어디까지나 제조업 차원에서 해석되는 배경인 셈이다.
그런데 제조업 기반인 만큼 완성차 제조에 뛰어들 가능성 또한 얼마든지 열려 있다. 하지만 여기서 완성차는 전기 동력의 자율주행차를 의미한다. 내연기관으로 기존 완성차회사와 경쟁하는 것은 기존 사업자의 견제 등으로 투자 대비 거둘 효과가 떨어지는 반면 전기 동력의 자율주행차는 한 마디로 새로운 분야여서다. 다시 말해 현대기아차와 같은 완성차회사도 전기 동력 자율주행차는 이제 막 진출 단계여서 해당 분야는 경쟁할 만하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삼성으로선 부품기업 인수로 순식간에 1차 협력사로 올라선 뒤 여러 다른 완성차와 거래를 확대한 뒤 훗날 전기 동력 자율주행차 시장이 커지면 완성차 제조로 전장사업의 시너지를 높인다는 얘기다. 이는 완성차의 직접 제조를 할 수 없는 구글이나 애플 등의 IT 기업과 차별화되는 요소이기도 하다. 그리고 자동차업계는 이미 그렇게 보고 있다.
따라서 이번 삼성의 자동차 부품기업 인수 타진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전략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부품기업 인수로 기존 완성차회사의 신경을 거스르지 않으면서 전장사업에 진출함과 동시에 미래 자동차 시장이 변화되면 얼마든지 직접 제조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어서다. 이는 구글이나 애플이 결코 따라할 수 없는 것이어서 삼성만의 독자적인 방향이기도 하다.
그래서 미래에는 삼성이 자동차 제조에 뛰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당장은 결코 아니다. 한 마디로 전기 동력의 자율주행차 시장이 내연기관과 같은 비중, 즉 50:50 정도로 성장했을 때 가능한 시나리오다. 하지만 전기 동력의 자율주행차 시장이 내연기관과 50:50이 되는 시점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2030년, 또는 2040년을 언급하지만 2050년이 될 것이란 전망도 만만치 않다. 그러니 이번 삼성의 부품기업 인수는 50년 정도 미래를 내다 본 행보로 읽힌다. 그리고 미래는 만들어가는 자의 몫이 아닐 수 없다. 그렇게 될 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말이다.
권용주 편집장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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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는 삼성이 구글 및 애플과는 다른 사업 구조를 가지고 있어서다. 예를 들어 구글은 제조업을 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자율주행차를 만든 배경은 미래 자율주행차의 인공지능, 즉 '뇌(brain)'를 만들어 공급한다는 전략 때문이다. 제 아무리 전기동력의 자율주행차 개발과 생산 과정이 전통적인 자동차기업이 해왔던 것에서 크게 줄었어도 일단 제조에 뛰어들면 판매가 보장돼야 하고, 그러자면 판매망도 갖춰야 한다. 다시 말해 제조에 따른 후속 투자가 적지 않게 진행돼야 하는데, 투자를 선행한 뒤 판매가 되지 않으면 손실은 불을 보듯 뻔하다. 게다가 오프라인에서 생산과 판매, 서비스까지 갖추려면 구글의 존립 기반을 흔들 만큼 투자 규모 또한 막대할 수밖에 없다. 실례로 테슬라가 13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는 것도 충전망의 걸림돌 외에 결국 개발, 생산, 판매, 서비스로 이어지는 네트워크를 감당하기 쉽지 않아서다. 개발과 생산은 할 수 있지만 판매와 서비스는 또 다른 투자 대상인 셈이다.
따라서 삼성의 부품기업 인수는 IT 기업의 제조업 진출이 아니라 제조업의 또 다른 제조업 진출이나 다름없다. 그러자면 부품기업 인수가 반드시 필요했고, 이 과정에서 완성차기업의 견제를 받지 않으려면 테슬라처럼 당장 완성차 제조에 나서지 않아야 한다. 삼성의 마그네티 마렐리 인수가 어디까지나 제조업 차원에서 해석되는 배경인 셈이다.
그런데 제조업 기반인 만큼 완성차 제조에 뛰어들 가능성 또한 얼마든지 열려 있다. 하지만 여기서 완성차는 전기 동력의 자율주행차를 의미한다. 내연기관으로 기존 완성차회사와 경쟁하는 것은 기존 사업자의 견제 등으로 투자 대비 거둘 효과가 떨어지는 반면 전기 동력의 자율주행차는 한 마디로 새로운 분야여서다. 다시 말해 현대기아차와 같은 완성차회사도 전기 동력 자율주행차는 이제 막 진출 단계여서 해당 분야는 경쟁할 만하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삼성으로선 부품기업 인수로 순식간에 1차 협력사로 올라선 뒤 여러 다른 완성차와 거래를 확대한 뒤 훗날 전기 동력 자율주행차 시장이 커지면 완성차 제조로 전장사업의 시너지를 높인다는 얘기다. 이는 완성차의 직접 제조를 할 수 없는 구글이나 애플 등의 IT 기업과 차별화되는 요소이기도 하다. 그리고 자동차업계는 이미 그렇게 보고 있다.
따라서 이번 삼성의 자동차 부품기업 인수 타진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전략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부품기업 인수로 기존 완성차회사의 신경을 거스르지 않으면서 전장사업에 진출함과 동시에 미래 자동차 시장이 변화되면 얼마든지 직접 제조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어서다. 이는 구글이나 애플이 결코 따라할 수 없는 것이어서 삼성만의 독자적인 방향이기도 하다.
그래서 미래에는 삼성이 자동차 제조에 뛰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당장은 결코 아니다. 한 마디로 전기 동력의 자율주행차 시장이 내연기관과 같은 비중, 즉 50:50 정도로 성장했을 때 가능한 시나리오다. 하지만 전기 동력의 자율주행차 시장이 내연기관과 50:50이 되는 시점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2030년, 또는 2040년을 언급하지만 2050년이 될 것이란 전망도 만만치 않다. 그러니 이번 삼성의 부품기업 인수는 50년 정도 미래를 내다 본 행보로 읽힌다. 그리고 미래는 만들어가는 자의 몫이 아닐 수 없다. 그렇게 될 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말이다.
권용주 편집장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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