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가장 두드러진 성장을 이뤄낸 브랜드를 꼽는다면 단연 푸조다. 만년 하위권 점유율에 머무르던 푸조가 소형 SUV 2008의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단숨에 점유율 톱10 안으로 진입했다.
숫자상으로 보면 의미가 더 깊다. 11월까지 푸조의 국내 판매는 6,678대로 한 때 수입차 판매 1위를 기록한 렉서스(6,799대)를 위협하는 수준까지 도달했다. 5위인 포드(9,345대)를 제외하고 토요타(6,920)와 렉서스(6,799대), 미니(6,737대)와 함께 6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12월 실적이 더해진다면 올해 예상은 7,000대 이상으로 지난해 대비 두 배가 넘는 성장을 일궈내게 된다.
2008의 높은 인기로 수입사인 한불모터스의 올 한해 발걸음도 분주했다. 특히 업계 최초로 제주도 렌터카 사업에 뛰어들었을 뿐 아니라 클래식 자동차 박물관까지 만들겠다는 계획을 내보였다. 여기에 전시장과 서비스센터를 대대적으로 늘려 제주도를 푸조-시트로엥의 브랜드 특화 지역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 같은 성장은 2016년의 기대감으로 연결되고 있다. 푸조와 시트로엥 합산 실적 1만대를 넘보고 있어서다. 최근 미디어 행사에서 한불모터스 송승철 사장은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는 자신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리고 근거는 내년 2분기 출시예정인 시트로엥 C4 칵투스로 설정했다. 유럽 외 최초 지역에서 출시되는 칵투스를 파격적인 가격으로 제2의 푸조 2008에 버금가도록 만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항상 밝음이 있으면 어두움이 있듯 판매사로부터 들려오는 목소리에는 아쉬움이 담겨 있다. 이들은 아직까지 푸조와 시트로엥의 브랜드 인지도가 국내에서 여전히 낮다는 점을 지목하고 있다. 따라서 한불의 마케팅 부문 투자가 확대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더불어 올해 출시된 11종의 국산 및 수입 소형 SUV 중 푸조 2008의 중고차 감가율이 가장 크다는 점도 우려한다. 일년이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가격이 30%나 하락해서다. 잔존가치 또한 신차 판매에서 중요한 요소임을 감안할 때 판매사들의 볼멘 목소리가 들릴 만하다. 한불이 2008로 푸조의 제품력을 인정받았다면 이제는 소비자가 '왜 푸조와 시트로엥를 사야하는가?'에 대한 대답을 고민해야 할 시기라는 얘기다.
김성윤 기자 sy.aut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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