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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코리아, 7세대 골프 대폭 할인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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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스바겐코리아가 현재 판매중인 7세대 골프를 무려 10% 할인하는 깜짝 카드를 들고 나섰다. 하지만 구입 조건 중 폭스바겐파이낸셜 이용에는 할인을 적용하지 않는다. 이는 통상 같은 그룹사 계열의 할부금융사를 이용하던 것에서 벗어나는 것이어서 배경에 관심이 폭증하고 있다.   






 3일 폭스바겐코리아에 따르면 회사측은 최근 일선 판매사에 7세대 골프 '10% 할인' 지원을 통보했다. 지원금은 모두 수입사가 부담하되 폭스바겐파이낸셜을 이용하지 않는 리스 구입에 한해서라는 단서를 달았다.

 이를 위해 폭스바겐코리아는 수도권 판매사에 500대 물량을 지원키로 했다. 판매를 원하는 판매사가 희망 대수를 신청하면 공급된다. 10% 할인과 계열 금융사를 이용하지 않는 조건에 따라 여러 판매사가 물량을 적극 신청, 배분된 것으로 전해졌다. 기본 할인에 판매사 마진 등을 더해 최대 12~15%의 할인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예상치 못한 대폭 할인과 이례적인 조건에 수입차 업계에는 적지 않은 파장이 일어나는 중이다. 골프가 이른바 '없어서 못 파는' 인기 제품인 데다 폭스바겐파이낸셜코리아가 폭스바겐코리아와 함께 폭스바겐그룹에 속해 있어서다. 한 지붕 회사인 양사가 협력을 벗어난 셈이다.   

 폭스바겐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는 지난 2011년 독일 폭스바겐파이낸셜서비스의 100% 자회사로 국내 영업을 시작했다. 초기 자본금은 240억원으로, 국내 폭스바겐 산하 브랜드인 폭스바겐, 아우디, 벤틀리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설립됐다. 지난 2월에는 아우디 계열 모터사이클 브랜드 두가티도 포함했다.

 성장세가 뚜렷한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폭스바겐파이낸셜은 놀라운 성과를 기록했다. 실제 지난해 3분기까지 14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 2013년 수익 82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성장이 확실하니 자금 조달에도 힘이 실렸다. 지난해 7월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한 것. 이어 11월 3년물 회사채 1,500억원을 발행하기도 했다. 두 번째 회사채 발행에서 사측은 발행 규모를 이전과 동일한 1,000억원으로 설정하려 했지만 수요예측에서 기관 자금만 5,100억원이 몰리며 증액됐다. 이는 폭스바겐과 아우디라는 두 회사가 없었다면 기록하지 못했을 성과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두 회사가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연간 5만대(지난해 기준 5만7,000여대) 이상을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융사와 달리 신차 판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폭스바겐에는 빨간불이 들어왔다. 특히 지속적인 시장 가격 인하 압박이 수입사 마진을 줄이는 결과를 초래했다. 수익성이 떨어진 만큼 판매사 정책도 가혹해질 수밖에 없었고, 폭스바겐 브랜드 전반에 대한 장래성이 불투명해지기 시작했다.

 반면 폭스바겐파이낸셜은 그동안 아우디와 폭스바겐 판매에선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며 수익을 올려왔다. 실제 폭스바겐은 제품 구매 시 이용 가능한 금융상품을 폭스바겐파이낸셜에 우선 배정, 수익을 지원했다. 결국 폭스바겐 입장에선 수익을 일부 포기하면서 계열 금융사 배만 불려준 셈이고, 이런 흐름이 폭스바겐과 폭스바겐파이낸셜의 관계에 갈등 원인으로 작용해 예상 밖의 판촉이 나타나게 됐다.    

 그러나 외형상 폭스바겐 측은 계열 금융사와의 관계악화를 부인하는 모습이다. 두 회사가 반목할 이유가 없다는 것. 그러나 해당 금융사를 배제한 할인 조건을 내건 이유에 대해선 명확한 해명을 하지 못하는 중이다. 폭스바겐 관계자는 "폭스바겐과 폭스바겐파이낸셜은 여전히 우호적인 관계"라며 "그러나 비즈니스 세계에서 영원한 동반자는 없듯 두 회사의 관계는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폭스바겐파이낸셜이 폭스바겐 구매 때 저리 상품 등 좋은 조건을 내놓는다면 얼마든지 상생할 수 있을 것"이라며 "수입사 수익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한쪽 배만 불릴 수 없어 제동을 건 형국"이라고 말했다. 폭스바겐파이낸셜 역시 갈등은 없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갈등한 이유도, 명분도 없다"며 "두 회사 관계는 여전히 공고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에선 완성차 판매 때 계열 금용사 이용을 부추기는 관행에 수입사가 종지부를 찍었다는 점에서 호평을 보내기도 한다. 소비자 입장에선 그만큼 저렴하게 신차 구매 기회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는 다시 할부금융사 간 저리 상품 경쟁을 촉진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폭스바겐코리아의 판단은 적절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한편, 폭스바겐코리아의 이 같은 판단이 외부로 알려지면서 다른 완성차회사의 계열 금융사 일감 몰아주기도 도마에 오르는 중이다. 금융사 수익이 곧 소비자 부담이기 때문이다. 수입차 관계자는 "그간 땅 짚고 헤엄쳤던 수입차 자체 금융사들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며 "계열사 여부와 관계없이 시장 논리에 따라 구도가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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