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결혼에 관심 없는 남성, 여성을 가리켜 ‘초식남’, ‘건어물녀’라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
‘초식남’은 2006년 일본 칼럼니스트 후카사와 미키가 ‘초식계 남자’라는 표현을 쓰면서 순식간에 퍼진 신조어. 보통남성과 달리 연애와 섹스에 관심이 없고 자기 일과 취미활동에 푹 빠져 지내는 남자를 뜻한다.
얼마 전 막을 내린 KBS 2TV <결혼 못하는 남자>의 주인공 조재희(지진희 역)가 초식남의 대표적인 캐릭터. 외모로 보나 직업으로 보나 최고의 남편감이지만 정작 본인은 결혼은 물론 여자에게조차 관심이 없다. 대신 자신만의 취미활동에 전념하며 주위의 여성들을 단지 친구로만 대하는 독특한 남성.
‘건어물녀’는 일본 드라마 <호타루의 빛>에서 처음 나온 말로, 직장에서는 세련된 커리어우먼이지만 퇴근 후 후줄근한 운동복 차림에 마른안주와 맥주를 즐기는, 이중생활의 여성을 지칭한다. 매일 ‘오징어를 씹기 때문에’ 건어물녀라는 해석도 있지만 너무 오랜 기간 연애를 하지 않아 ‘연애세포가 말라버렸다’는 의미로 건어물녀라고 부른다는 해석도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연애에 관심이 없다는 것. 몇몇 사람들은 “이성에게 치중하지 않고 자신만을 위해 시간을 쏟는다는 사실이 멋지다”, “나도 남자(여자)에게 목매달지 않고 나 자신만을 사랑하는 건어물녀(초식남)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혹자는 “초식남, 건어물녀는 그저 ‘노총각’, ‘노처녀’의 또 다른 호칭일 뿐”이라고 말한다. 아무리 자신을 꾸미는데 시간을 쏟고, 혼자만의 취미생활에 빠져있는 남자라 하더라도 옆구리가 허전한 초식남은 완벽한 ‘완소남’이 될 수 없다.
예쁜 여자보다 쇼핑 하는 것을 좋아하고, 여자친구와 먹는 근사한 저녁보다 혼자 먹는 브런치를 사랑하는 남자가 그리 매력적이지 않은 이유는 이 때문일까. 아무리 신경 써서 꾸미고 나가도 눈길 한 번 주지 않는 초식남보다는 어떻게든 수작을 걸어보려 혈안이 된 ‘육식남’에게 더 끌리는 이유 역시 이 때문이다.
건어물녀 역시 마찬가지. 초식남과는 달리 ‘건어물녀’란 호칭에는 이미 부정적인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연애하지 않는 여자에 대한 사회의 곱지 않은 시선 때문일까.
하지만 사회적 시선이야 어떠하든 주위에 남자란 요원하고 집에서 매일 오징어만 씹고 있는 여자가 이성에게 매력적 일리 없다. 직장에서 아무리 완벽한 커리어우먼이라 하더라도 매력마저 말라버린 건어물녀를 좋아할 남자가 어디 있을까.
실제로 매일 건어물을 씹어댄다면 아름다운 여성의 상징, V라인 얼굴에도 좋을 리 없다.
제림성형외과 정재영 원장은 “평소 작은 습관 하나하나가 얼굴형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한다. 정 원장은 “껌이나 오징어 등 강한 저작운동을 요하는 식품을 장기간 섭취할 경우 실제로 턱선이나 얼굴형에 변형을 야기할 수 있다”고 덧붙인다.
헝클어진 머리에 퀭한 눈, TV를 벗 삼아 맥주를 마시는 여성에게 매력을 언급하기란 민망하기 짝이 없는 일.
초식남과 건어물녀. 스스로의 자부심과 자신감으로 가득 찬 신세대 남녀라면 문제될 것이 없다. 그러나 자신의 의지와는 다르게 정의되어버린 후천적 초식남, 건어물녀라면 자신의 매력에 대해 한 번쯤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사진출처: 영화'브리짓존스의일기2','오션스13','굿럭척'스틸컷)
한경닷컴 bnt뉴스 성예원 기자 ssyewon@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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